
‘제대로 사과하라.’ ‘다시는 당신을 응원하지 않겠다.’
일본 야구팬들이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에게 사구를 던진 상대 투수의 소셜미디어(SNS)로 몰려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뛰었던 로베르트 수아레스(34·샌디에이고)가 일본팬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본 매체 ‘디앤서’는 20일 “오타니에게 161㎞의 사구를 던진 수아레스의 SNS에 일본팬이 몰려가 일본어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수아레스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많은 팬이 이날 오타니에게 던진 사구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는데, 일본어로 글을 쓴 일본 야구팬이 대다수다.

이날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전은 경기 막판 사구 때문에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샌디에이고가 5-0으로 앞선 9회초 샌디에이고의 간판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다저스 루키 투수 잭 리틀의 93마일(150㎞) 포심 패스트볼에 맞고 쓰러졌다.
흥분한 마이크 쉴트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나왔는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참지 않고 벤치에서 나와 맞섰다. 두 팀은 이번 4연전 동안 빈볼 시비로 티격태격했었다. 두 감독은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쏟아져 나왔다. 다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적극적으로 나서 쉴트 감독의 화를 누그러뜨렸다. 양 팀 감독은 모두 퇴장 조치를 받고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더 큰 문제는 9회말에 터졌다. 샌디에이고 마무리 로베르트 수아레스가 2사 3루에서 다저스의 간판 오타니 쇼헤이를 맞혔다. 100마일(161㎞) 직구가 오타니의 어깨와 등 쪽에 그대로 꽂혔다. 누가 봐도 고의성 짙은 사구. 수아레스는 곧바로 퇴장당했다.
심한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던 오타니는 이내 밝은 미소로 취한 괜찮다는 신호를 다저스 더그아웃에 보냈다. 오타니의 대인배 자세로 또 한 번의 벤치클리어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야구팬들은 참지 않았다. 경기 후 수아레스의 SNS에 몰려가 그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일본 야구팬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정정당당히 플레이하라’ ‘오타니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 ‘일본에서도 뛰었던 선수라 응원했는데 이젠 절대 응원 안 한다’ 등 흥분한 야구팬의 글이 이어졌다.

수아레스는 NPB에서 오래 뛴 ‘친일파’ 투수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4년간 소프트뱅크, 2020년부터는 2년간 한신에서 활약했다. 특히 한신에서 뛸 때는 2년 연속 최다 세이브를 올려 센트럴리그 구원왕에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