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 불가능한 선수’. 이호준 NC 감독은 김주원(23)을 이렇게 표현했다.
김주원은 이번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데다가 팀 내 수비 이닝 1위(561.2이닝)를 기록 중이다. 리그를 통틀어 유격수로서 가장 많은 수비이닝을 소화한 박성한(588.2이닝)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번 달부터는 1번 타자를 맡아 팀의 공격을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데뷔 5년 차에 공수 양면으로 팀의 핵심 선수가 된 김주원을 사령탑은 기특하고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김주원은 지난 18일 NC와의 경기에서 수비 실책을 범했다. 8-8의 균형이 유지되던 9회말 1사 1·3루에 타석에 선 송찬의가 타구를 유격수 앞에 떨궜다. 곧바로 2루로 송구하면 6-2-1 병살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 김주원은 타구를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떨어트리고 말았다. 3루의 박해민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쇄도했다. NC는 한순간의 실수로 LG에 승리를 빼앗겼다.
김주원은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타선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경기 마지막 순간 수비 실책으로 인해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러나 이호준 NC 감독은 김주원을 질책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주원이에게 뭐라고 하면 나쁜 사람”이라며 “제가 정말 미안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전 경기에 출장하며 수비와 공격 양면에서 팀을 떠받치고 있는 김주원을 향한 사령탑의 복합적인 마음이 드러났다.
이 감독은 “주원이에게 휴식을 줘도 진작 해 줬어야 하는데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라며 “과감하게 한 번 휴식을 주려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아직 제가 그 정도 레벨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오늘 쉬게 해줘야지’ 하다가도 주원이가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전 경기를 거의 1회부터 9회까지 풀로 뛰고 있는 선수라서 ‘너무 힘들어요, 하루 쉬게 해 주세요’라고 해도 화가 안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쉬게 해 달라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선수라서 한번 빼주려고 상황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주원은 지난 13일부터 NC의 붙박이 1번 타자로 뛰고 있다. 김주원이 과감한 컨택을 통해 출루하면 2번 타자 권희동이 유연하게 밥상을 이어 차리는 형식이다. NC의 공격 색채는 한층 강렬해졌다. 리드오프를 맡은 후 김주원의 출루율은 0.340에서 0.414까지 뛰었다. 지난 7일 삼성전에서 홈런 1개 포함 5안타를 친 김주원은 최근 2경기 연속 멀티 안타를 치며 물오른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김주원은 멘털이 좋고 씩씩하다”라며 “힘들 텐데도 아무 말 않고 경기를 뛰어 주는데 제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김주원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