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4개월간 '韓銀 마통' 70조7천억 빌렸다

2025-05-06

코로나19 기간보다 2.7배…작년 동기보다 10.7조 많아

많이 빌리고 갚아 4월말 잔액은 0…1분기 발생 이자 445억

정부 "누적대출 비교 바람직하지 않아"…금통위 "차입누계액 최소화 노력해야"

정부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은행으로부터 총 70조7천억 원을 빌리며, 일시 대출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일시 차입은 세입 감소와 신속 집행 기조가 맞물리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정부의 한은 일시대출 누적액은 총 71조 원에 이른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동일 기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이며, 작년 60조 원보다 10조7천억 원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긴급한 재정 지출이 필요했던 2020년 같은 기간(25조9천억 원)과 비교해도 2.7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해당 차입금과 전년도 이월 잔액 5조 원 등 총 75조7천억 원을 4월 말까지 모두 상환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시 대출은 세입·세출 간 시간 차를 조율하기 위한 정상적인 재정 운용 방식이며, 정해진 한도 내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적 대출 규모 자체만으로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마치 개인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 시 즉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로, 정부는 주로 세입 부족 시 이를 통해 재정 공백을 메워왔다.

올해 한은이 정한 일시대출 한도는 통합계정 40조 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 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 원 등 총 50조 원이다. 상환 기한은 계정별로 다르며, 연말 혹은 차년도 초까지 설정돼 있다.

이자율은 91일물 통화안정증권 수익률에 0.1%포인트를 더한 수준이 적용되며, 올해 1분기에만 이자로 445억3천만 원이 지급됐다. 작년에는 연간 이자로 2천억 원 이상이 지출됐다.

하지만 한은이 정한 조건에는 정부가 일시 차입 이전에 재정증권 발행을 우선 고려해야 하며, 일시 차입금의 평균잔액이 재정증권 잔액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또한 기조적인 재원 확보 수단으로 일시 차입을 반복해서 사용하지 않도록 차입일수와 누계액을 최소화하라는 지침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개되지 않은 경로로 대규모 자금을 반복 차입하게 되면 유동성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은 물론, 재정의 투명성도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정영선기자

jys2030@jeonmae.co.kr

저작권자 © 전국매일신문 - 전국의 생생한 뉴스를 ‘한눈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