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의 27년 역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에번 롱고리아가 마지막 인사를 위해 홈팬들을 다시 만난다. MLB닷컴 등은 롱고리아가 탬파베이와 ‘하루 계약’을 맺고 다음달 8일 임시 홈구장인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팬들에게 인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탬파베이는 창단 이후 트로피카나필드를 홈구장으로 써왔지만 지난해 허리케인 때문에 지붕이 크게 파손된 이후로 임시 홈구장을 사용 중이다.
롱고리아는 탬파베이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2008년 22세로 탬파베이에서 데뷔해 10년을 뛰었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3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탬파베이에서 10시즌을 보내며 1435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70에 261홈런 892타점을 기록했다 출장경기, 홈런, 타점, 득점, 볼넷 등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구단 최다 기록을 세웠다. 1998년 창단해 리그에서 가장 역사가 짧은 탬파베이에서 롱고리아는 여전히 최고의 스타로 남아있다.
그러나 롱고리아는 탬파베이 팬들과 제대로 작별하지 못했다. 2017시즌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가 됐다. MLB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인 탬파베이는 선수단 연봉을 덜어내기 위해 팀이 낳은 최고의 스타를 다른 구단으로 넘겼다.
롱고리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5년, 애리조나에서 1년을 더 뛰고 은퇴했다. 트레이드 후 롱고리아는 상대팀 선수로도 탬파베이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은퇴 후인 지난시즌 시구를 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트로피카나 필드를 방문한 게 전부였다.

팀을 떠난 지 8년 만에 롱고리아는 작별 인사할 기회를 잡았다. 롱고리아는 MLB닷컴 인터뷰에서 “탬파는 항상 내 집 같은 곳이다. 은퇴할 장소로도 늘 여기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상대팀 선수로도 돌아올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마무리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탬파베이 소속으로 은퇴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2023년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소속 구단도 찾지 못했고, 경기도 나서지 못했지만 롱고리아가 공식 은퇴 발표를 미뤄온 것도 탬파베이 소속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롱고리아가 탬파베이에서 달았던 등번호 3번도 공식 영구결번이 될 전망이다. 워낙 상징성 큰 선수라 롱고리아가 떠난 이후에도 탬파베이에서 3번을 단 선수는 없었다.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는 아직 영구결번이 3명 뿐이다. 전 구단 영구결번인 재키 로빈슨의 42번, 3000안타를 친 웨이드 보그스의 12번, 탬파베이에서 11년간 수석 고문으로 일하다 작고한 돈 짐머의 66번이다. 셋 모두 탬파베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상징성과 추모의 의미가 강하다. 보그스의 경우도 탬파베이에서 뛴 건 선수 생활 마지막 2년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