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가 3경기 12타석 연속 무안타 침묵을 깼다. 갑작스런 침묵 속에서 변화를 꾀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이정후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8일 시카고 컵스전 5타수 무안타를 시작으로 10~11일 미네소타전에서 각각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장 3경기 12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친 이정후는 이날 처음으로 지명타자로 나서 타격에 전념하며 침묵을 깼다.
미네소타 올스타 선발 파블로 로페즈를 맞아 1회초 1사 1루에서 이정후가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샌프란시스코 전담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도 이정후의 최근 부진을 언급했다.
캐스터 데이브 플레밍은 “이정후가 정말 조용하다.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운을 떼자 해설가 헌퍼 펜스는 “시카고에서 홈런을 쳤지만 컵스의 좋은 수비에 안타를 여러 개 빼앗기면서 답답한 타석이 많았다. 미네소타에선 그런 것도 없이 아예 막혔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컵스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폭발했지만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의 호수비에 잡히며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미네소타와 와선 타구 질도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14시즌 통산 244홈런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4번 선정됐고, 2012·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한 외야수 출신 펜스는 “이럴 때 이정후가 반대 방향으로 라인드라이브를 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밀어치기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길 바랐다.

펜스의 바람이 1회 첫 타석부터 실현됐다. 이정후는 로페즈의 3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펜스는 “이정후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좋을 때 나오는 스윙이다. 반대 방향으로 낮은 라인브라이브를 쳤다. 초구 체인지업에 헛스윙했지만 두 번째는 적응해서 받아쳤다”고 이정후의 대응력을 칭찬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펜스는 이정후의 타격 준비 자세에서 변화를 짚었다. 펜스는 “이정후가 발을 내딛기 전 몸을 더 흔드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라고 캐스터에 물은 뒤 “리듬을 잡기 위해 움직임을 조금 더 추가한 것 같다. 계속 약간의 흔들림이 있다”고 분석했다.
5회에는 1사 2루에 들어섰지만 투수 로페즈의 보크가 나오면서 1사 3루가 됐다. 펜스는 “이정후가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는데 실제 이정후는 로페즈의 4구째 가운데 낮게 떨어진 커브 퍼올려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캐스터 플레밍은 “이정후는 배트를 공에 맞힐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며 1사 3루에서 삼진을 당하지 않고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만든 이정후의 컨택을 칭찬했다. 펜스도 “이정후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다. 로페즈를 상대로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거들었다.
무안타 침묵을 깨고, 희생플라이로 타점도 올렸지만 8회초 우익수 라인드라이브, 9회초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2할8푼7리에서 2할8푼6리(154타수 44안타)로, OPS는 .804에서 .794로 떨어졌다. 이정후의 OPS가 .8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시즌 첫 10경기(.799) 이후 30경기 만이다.
샌프란시스코도 미네소타에 6-7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6-5로 앞선 연장 10회말 마무리 라이언 워커가 올라왔지만 안타 2개, 볼넷 1개로 2실점하며 끝내기를 허용했다. 미네소타 원정 3연전을 모두 패배한 샌프란시스코는 24승17패가 됐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