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아반도(188cm, F)의 점프와 블록슛은 정관장을 든든하게 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안양 정관장은 2025~2026시즌 1라운드를 공동 1위(7승 2패)로 종료했다. 우승 후보인 창원 LG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부산 KCC와 수원 KT등 전력 좋은 팀들을 아래로 놔뒀다. 1라운드라고는 하나, 정관장의 경기력은 고무적이었다.
정관장이 최상위에 오른 이유. ‘수비’였다. 정관장은 1라운드에서 경기당 68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평균 60점대 실점으로 1라운드를 종료했다. 게다가 1라운드 야투 허용률도 약 37.2%에 불과했다.
여러 명의 정관장 선수들이 제 몫을 해냈다. 이들 모두 각자의 특색을 보여줬다. 또, 높은 에너지 레벨로 자신의 매치업을 귀찮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관장의 수비 지표가 좋았고, 정관장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렌즈 아반도(188cm, F)도 마찬가지였다. 아반도는 자신보다 피지컬 좋은 선수들을 점프로 극복했다. 블록슛 시도만으로도 상대를 멈칫하게 했다. 상대의 페인트 존 성공률을 뚝 떨어뜨렸다. 고양 소노와 2라운드에서도 위와 같은 수비를 보여줘야 한다.
# Part.1 : 반격의 기반
아반도는 첫 수비부터 최종 수비수 역할을 해냈다. 케빈 켐바오(195cm, F)의 볼 없는 움직임과 왼손 레이업을 제어하려고 했다. 아반도의 블록슛이 켐바오에게 닿지 않았지만, 켐바오는 아반도의 높이를 의식했다. 그래서 아반도는 켐바오의 레이업을 무위로 돌릴 수 있었다.
다만, 아반도의 매치업은 확실하지 않았다. 정관장의 백 코트 속도가 소노의 전진 속도보다 느렸기 때문이다. 아반도를 포함한 정관장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많이 돌아야 했다. 정관장 수비가 이전처럼 쫀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관장이 8-17로 밀릴 때, 아반도의 역량이 드러났다. 이정현(187cm, G)의 돌파를 그대로 찍어버린 것. 그런 이유로, 이정현이 다음 공격 때 아반도와 1대1을 만들었으나, 이정현이 돌파를 하지 못했다. 아반도의 블록슛을 의식해서였다.
아반도의 탄력은 세로 수비로만 드러나지 않았다. 루즈 볼 싸움에도 영향력을 미쳤다. 조니 오브라이언트(203cm, C)나 국내 파워포워드가 리바운드를 잡지 못해도, 아반도가 수비 리바운드를 기록한 것. 이는 반격의 기반으로 작용했고, 10-21까지 밀렸던 정관장은 15-21로 1쿼터를 종료했다.
# Part.2 : 턴오버 유도
정관장이 2쿼터에 라인업의 높이를 확 낮췄다. 아반도와 박정웅(192cm, F), 브라이스 워싱턴(196cm, F)이 프론트 코트진이었다. 아반도가 실질적으로 4번을 소화해야 했다. 아반도의 점프가 더 중요해졌다.
아반도의 매치업은 최승욱(195cm, F)이었다. 그러나 아반도는 최승욱과 떨어졌다. 이정현의 돌파나 제일런 존슨(204cm, C)의 골밑 공격을 더 의식했다. 정관장 림 근처로 처졌다. 간단히 말하자면, 도움수비수에 더 가까웠다.
아반도의 도움수비가 매번 성공적인 건 아니었다. 존슨의 페이크에 골밑 득점을 내줬고, 파울까지 범했다. 존슨의 기를 살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반도의 운동 능력과 에너지는 떨어지지 않았다. 2대2 수비수의 옆에서 볼 흐름을 체크했고, 루즈 볼을 놓치지 않았다. 소노의 실수를 어떻게든 만들었다. 2쿼터에만 소노의 턴오버를 8개로 늘렸다. 덕분에, 정관장은 49-3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파생 효과
정관장의 긴장이 풀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소노의 집중력이 더 떨어졌다. 특히, 조은후가 너무 천천히 정관장 림으로 들어갔다. 아반도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조은후의 레이업을 또 한 번 떡블록했다. 잠잠했던 안양정관장아레나를 다시 한 번 뜨겁게 했다.
그러나 정관장의 집중력이 확 떨어졌다. 아반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박정웅이 이정현을 너무 풀어줘버렸다. 이로 인해, 정관장은 3쿼터 시작 4분 33초 만에 51-46으로 쫓겼다. 아반도도 잠깐 벤치로 물러났다.
정관장은 변준형(188cm, G)과 박지훈(184cm, G), 표승빈(190cm, F)을 동시에 투입했다. 공수 안정감을 위해서였다. 수비로 한정할 경우, 팀 수비를 강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폭발적인 수비를 기대할 수 없었다. 확실한 림 프로텍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관장 벤치는 3쿼터 종료 1분 7초 전 아반도를 다시 투입했다.
아반도의 높이가 오브라이언트와 한승희의 부담을 덜어줬다. 힘을 비축한 한승희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고, 오브라이언트가 3쿼터 마지막 공격을 3점으로 장식했다. 정관장도 60-52로 최악을 면했다.
# Part.4 : JUMP
가장 중요한 시간이 찾아왔다. 4쿼터. 아반도는 코트를 지켰다. 정관장이 65-60으로 흔들릴 때, 아반도가 또 한 번 나섰다. 이정현의 돌파와 레이업을 기다린 후, 정확하게 점프. 이정현의 야투를 또 한 번 블록슛했다.
김영현(186cm, G)의 파울이 4개로 변모했다. 이정현에게 달라붙기 어려웠다. 아반도가 이를 인식했다. 그렇기 때문에, 림 근처로 더 처졌다. 이정현의 돌파를 막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이정현의 레이업을 또 한 번 무위로 돌렸다.
아반도는 3점과 풋백 득점으로 정관장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리고 이정현과 네이던 나이트(203cm, C)의 2대2를 완벽하게 예측했다. 이정현의 애매한 패스를 점프로 커트했다. 또, 소노의 마지막 베이스 라인 패턴을 높은 점프로 저지했다. 아반도의 3번째 블록슛이 기록됐고, 정관장은 78-75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첫 5연승’ 및 ‘소노전 5연승’을 달성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과 변준형 모두 “리바운드와 블록슛으로 상대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높은 점프로 상대의 노 마크 레이업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라며 아반도의 탄력적인 수비(?)를 흐뭇하게 여겼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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