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편의점이 단순 소매를 넘어 생활형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GS25와 CU가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하며 산업 구조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 확대와 정부의 소비쿠폰 효과, 간편식·주류 매출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고, 가상자산 결제 확산은 새로운 생활금융 거점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 3분기 호실적, 내수 소비 회복 신호
GS리테일(편의점 GS25 운영)은 3분기 영업이익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증가했다. 매출은 3조2054억원으로 5.3% 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편의점 부문만 놓고 보면 매출 6.1%, 영업이익 16.7% 증가로 산업통상부가 집계한 업계 평균(1.96%)을 크게 웃돌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영업이익 977억원, 매출 2조462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7.1%, 5.9% 증가했다. 순이익은 793억원으로 13.4% 늘었다.
정부의 민생 소비쿠폰 정책과 간편식 매출 증가세, PB상품 강화 전략이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CU의 ‘PBICK’ 시리즈와 GS25의 ‘더진한 시리즈’ 등 자체브랜드 경쟁력이 두드러졌다.

◆ CU·GS25, 가상자산 결제 재도입… 이마트24, 세븐일레븐 가세
실적 호조에 이어 두 편의점은 가상자산 결제 재개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먼저 CU는 지난 9월 편의점 중 가장 먼저 신결제수단을 도입했다. CU는 국내 편의점 중 최초로 페이코인을 통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를 다시 지원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내 페이코인 앱을 활용해 현금화된 금액을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어 별도 카드나 단말기 없이 POS 스캐너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CU의 경우 현재 비트코인 월 결제 이용 건수는 약 1000건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CU는 “지속적인 고객 수요가 있을 경우 추가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불이나 결제 오류 등 문제는 페이코인 앱을 통해 실시간 처리되며, 관련 기술은 가상자산을 즉시 매도해 은행 계좌에서 인출되는 구조다.
국내 4대 편의점 중 하나인 이마트24도 비트코인 결제 도입을 확정지었고, 세븐일레븐도 이달 중 가세할 것으로 전해진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상자산 결제가 고객 혜택과 결제 편의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용 건수가 높아진다면) 향후 이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도 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U와 GS25,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1년 비트코인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였다가 2023년 플랫폼 측의 사유로 서비스를 잠깐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 편의점, ‘생활 물류·금융 플랫폼’으로 진화
편의점은 최근 단순 소매채널에서 벗어나 금융·결제·생활 서비스의 융합 허브로 변화하고 있다. 편의점은 교통·모바일 간편결제, 하이패스 카드 구매·충전, 국내·국제 택배, 현금인출기 서비스(입출금·송금) 심지어는 고속도로 미납통행료 조회·수납서비스(세금납부)까지 아우르는 생활형 서비스를 이미 갖추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까지 더해지면서 편의점이 ‘소비의 종착점이자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은 금융 거점’으로 진화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상자산 결제시 고객 혜택을 확대한다면 고객 편의성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가상자산 결제를 연계한 상품이나 서비스 다양하게 개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편의점이 단순한 소매채널을 넘어 디지털 결제 실험의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편의점이 디지털 결제 시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며, 향후 금융·유통 경계가 자연스레 허물어질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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