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가 배달의민족과 제휴해 내놨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2020년부터 5년간 이어졌던 양사의 독점 파트너십이 종료되면서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관심을 끌었던 카드가 단종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는 이달 19일부터 '배민 곱빼기카드', '배민 한그릇카드', '배민 한그릇카드 하이브리드' 등 3종의 신규·교체·추가 발급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2020년 11월 처음 출시된 배민 현대카드는 배달 시장 성장과 함께 수십 만명의 고객을 끌어들이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카드 이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30세대로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단종되는 카드는 지난해 7월 기존 카드를 개편하며 선보인 두 번째 버전의 카드다.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결제시 최대 10%,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한도 없이 1%대 '배민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했다. 특히 배민의 아이콘인 '배달이' 얼굴과 달걀 프라이를 결합한 계란 후라이 디자인의 플레이트 등으로 알뜰 배달족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번 단종은 현대카드의 오랜 파트너사였던 배달의민족이 새로운 제휴처로 신한카드를 낙점한 데 따른 조치다. 신한카드는 8월 '배민 신한카드 밥친구'를 출시하고 △이용금액 5% 할인 △모든 가맹점 결제 금액 1%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신규 발급 고객에게는 배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8만 원 상당의 할인쿠폰도 지급한다.
현대카드가 독주하던 PLCC 시장에서 최근 신한·삼성카드 등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제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카드와 5년간 독점제휴 관계를 맺어왔던 스타벅스도 올 9월 삼성카드의 손을 잡고 '스타벅스 삼성카드'를 출시하면서 현대카드는 기존 제휴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적극적인 PLCC 전략을 펼쳐온 현대카드가 위기에 놓였다는 진단도 나온다. 현대카드는 2018년 국내 최초로 PLCC를 도입한 이후 굵직한 파트너와의 제휴를 이끌어냈지만 최근 독보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현대카드가 PLCC 강자였지만 대형 제휴사들의 이탈로 점차 구도가 변하고 있다"며 “대형 카드사를 중심으로 PLCC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경쟁은 격화되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내부적으로도 최근 임기가 3년 남은 PLCC 부문 임원이 돌연 보직에서 물러나는 등 위기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올 7월 현대카드는 조창현 사장을 새로 선임하면서 "PLCC본부장 재임시 사업의 고도화를 이끌어냈다"고 추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