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충전기 꽂고 “항암치료 중”... 아일랜드 스포츠스타의 황당 사기극

2025-07-09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스포츠스타가 콧구멍에 아이폰 충전기를 꽂은 사진을 증거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속여 팬들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일랜드 아이리쉬타임스 · 영국 매트로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킬케니의 전설적인 헐링 선수인 DJ 케리(54)는 지난 2일(현지시간) 암에 걸린 척 금전을 편취하는 등 10건의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헐링은 아일랜드의 전통 스포츠로 막대기와 공을 이용한 구기 스포츠다. 한 팀당 15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으며, 막대기로 공을 쳐 상대방의 골문을 넘기면 득점하는 방식이다.

DJ 케리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킬케니의 헐링팀에서 활약하며 올아일랜드, 렌스터, 내셔널 헐링 리그 등 수많은 메달을 획득한 GAA 스포츠 전설이다. 당대 최고 주가를 달려 그의 관한 소식이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고 한다.

스포츠 전설로 기억됐던 그는 2011년 다시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730만파운드(약 136억원)라는 빚더미에 앉았다는 소식이다. 호텔, 위생용품, 부동산 등 각종 사업이 연이어 실패하며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다시 한 번 안 좋은 소식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그는 억만장자 사업가인 데니스 오브라이언과 전직 헐링 선수인 토니 그리핀 등에게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혐의를 받아 법원에 출두했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케리는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암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수십명을 대상으로 돈을 뜯어냈다. 다만 케리는 변호사를 통해 항암치료는 사실이 아니지만 지난해 심장수술을 받는 등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천 명의 사기 피해자들에게 콧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아이폰 충전기를 콧구멍에 꽂은 사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종의 '밈'(meme)처럼 확산됐다.

당초 그는 10월 29일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유죄를 인정하면서 재판은 열리지 않게 됐다. 현재 그는 보석금을 내고 구금되어 있는 상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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