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2.0 시대 농업 대전환] ① 스마트팜 ICT 융복합 확산, 현장을 바꾸다

2025-07-15

자유무역협정(FTA) 20년.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했다.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기술과 데이터 기반 대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스마트 농업, 디지털 물류, 저탄소 생산, 고부가 종자 등 '기술 융복합 전략'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전자신문은 [FTA 2.0 시대, 농업 대전환] 시리즈를 통해 정부의 정책 방향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농업인이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스마트기술이 농업을 바꾸고 있다. 부여와 보령의 청년농들이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냉방과 관수를 제어하고 연중 생산체계를 갖춘 온실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통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FTA 이후 정부가 추진한 농업 보완대책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팜 ICT 융복합 확산 사업'이 현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이어 유통·조직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충남 부여의 스마트팜 농장인 '부여뜰'에서는 여름철 재배가 어렵던 상추를 연중 생산할 수 있다. 핵심은 수열 히트펌프 방식 냉난방 시스템이다. 베드 내부 온도를 여름엔 13~15도, 겨울엔 21도 전후로 유지해 공간 난방 없이도 작물이 자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생산량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에너지 비용은 30% 이상 절감했다. 자동순환 양액 시스템으로 비료 낭비도 최소화했다.

청년농 12명이 모여 단지를 조성한 이곳은 베드 설계, 양액 구성, 유통 전략까지 공동으로 운영한다. 여름철 재배가 어려운 시기에도 연 10회 이상 생산이 가능하고 연작장애 없이 5년째 재배를 이어가고 있다. 수확 직후 바로 정식이 가능한 구조를 갖춰 작기 전환도 빠르다. 강도석 부여뜰 대표는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구조”라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재배 시스템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그린몬스터즈'도 ICT 기반 자립형 농장을 구현하고 있다. 오이 전용 스마트팜에 모종 육묘 자동화, LED 보광, 히트펌프 냉난방 등 스마트기술을 자체 개발·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였고 생산량은 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서원상 대표가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 농장에 적용한 사례로 공모사업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설비를 고도화했다. 육묘 공정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했고 흐린 날에도 광합성을 유지할 수 있는 LED 보광 시스템이 생산 효율을 뒷받침한다. 냉난방 시스템은 자체 태양광 전력으로 운영되며 연매출은 기존 대비 1.5배 이상 늘었다.

그린몬스터즈는 현재 보령 스마트팜 단지 내 중심 법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총 11개 경영체와 함께 청년농 단지를 공동 구축할 예정이다. 각 농가는 품목별 협력체계를 갖추고 양액·자재 공동구매와 유통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 대표는 “청년농들이 함께 확장하는 모델이 더 지속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청년 창업농 지원사업, 수출형 온실 보급, 후계농 자금 확대 등을 통해 스마트팜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두 단지 모두 유통, 인력, 기술 확산까지 집단 기반으로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충남도는 품목별 협의체와 청년농 법인 설립을 통해 단지 단위 협업 구조를 지원 중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더해 '기획-관리-성과확산'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고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중심으로 현장과 연계한 기술 확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첨단기술 기반 신산업을 민간과 지역이 함께 설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개발 성과로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5년 FTA 이행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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