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는 문제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테크는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이기원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장(월드푸드테크협의회 회장)은 푸드테크 산업을 단순히 식품 생산을 넘어 유통, 소비, 건강 관리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분야로 정의했다.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 전 세계 시장 규모는 4경원 정도로 추산된다.
월드푸드테크협의회는 푸드테크를 위한 협력적인 생태계를 만들자는 미션을 위해 2000개의 산업체, 대학, 정부 산하기관이 모인 단체다. 이기원 교수와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 윤원주 롯데중앙연구소 소장, 신호식 트릿지 대표가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앞으로의 푸드테크 성장성에 대해 주목했다. 1인 가구 증가와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먹는 문제가 한 축이고, 기술의 발전으로 편리하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수요는 푸드테크 성장을 견인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그는 “인공지능(AI)가 등장한 이후 개인 맞춤형 식품과 스마트 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고, 더욱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먹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푸드테크의 미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푸드테크는 음식에 취향, 섭취 후 건강 측정 등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식품이 메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식품 생산은 AI가 주문을 받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요자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음식을 분석할 수 있는 '쿠팡'과 음식 섭취 후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디바이스를 만드는 '삼성전자' 모두 푸드테크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원 교수는 푸드테크 산업이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이자 세계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푸드테크의 강점으로 높은 소비자 수준과 콘텐츠 생산 능력을 꼽았다.
이 교수는 “한국의 소비자들은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를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는 문화가 발달해 있고, 이러한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푸드테크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점에서 한국이 푸드테크 산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드테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규제 개선과 창발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푸드테크 산업은 기존의 식품 산업과 달리 융합 기술이 많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법과 규제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의 자격증 제도보다는 민간 주도의 자율적인 인증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창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