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미 해군 함정 MRO 첫 계약…국내 중형조선사 최초

2025-12-14

HJ중공업이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첫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군함 정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 중형조선사 가운데 미 해군 MRO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K-방산의 외연 확장을 상징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HJ중공업은 15일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NAVSUP)·해상수송사령부(MSC)와 4만 톤급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의 중간 정비(Mid-Term Availability)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함정의 운용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정기적인 유지·보수·정비와 성능 개선 작업을 포함한다.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은 항공모함과 전투함에 탄약과 식량, 화물, 연료를 보급하는 미 해군 핵심 군수지원함이다. 최대 6000톤의 탄약과 화물, 2400톤의 연료를 적재할 수 있으며 길이 210m, 폭 32m로 20노트(37km/h)의 속도로 운항한다. 2008년 취역 이후 미 해군의 글로벌 작전 지원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번 계약은 HJ중공업의 미 해군 MRO 시장 진출 선언 이후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은 엄격한 보안 기준과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히지만, 장기적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지역기반 지속지원 프레임워크(RSF)를 도입하고 한·미 간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방산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미군 유지·정비 시장 진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J중공업은 특수선 건조와 함정 정비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부터 해외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1974년 국내 최초 해양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군함과 군수지원체계 등 1200척 이상의 함정 관련 사업을 수행한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 실사단과 주한 미 해군사령관, 미 상무부 관계자들이 잇달아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시설과 장비, 보안 체계, 기술 역량을 점검한 것도 이번 계약 성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이번 계약은 회사의 정비 기술력과 품질 관리 능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미 해군이 요구하는 납기와 품질 기준을 충실히 이행해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HJ중공업은 내년 1월부터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본격적인 정비 작업에 착수해 선체와 주요 시스템 점검, 수리와 부품 교체, 도장 작업 등을 거친 뒤 내년 3월 말께 함정을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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