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다시 3조클럽? … '과징금+교육세+배드뱅크' 줄잡아 2조 부담

2025-09-05

증권가, 세전이익 18% 감소 전망

홍콩ELS 6000억~1조2000억, LTV 담합 5000억 부담 우려

교육세 1500억 추가, 배드뱅크+상생금융 6000억 이상

CET1 하락 → 주주환원 약화 전망도

6조클럽 기대 멀어져 … 리딩금융도 흔들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정부의 상생 금융 압박과 조 단위 과징금 부가가 예고되면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세전 이익이 최대 18%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금융권 최초 5조클럽을 달성한 KB금융그룹은 최소 1조560억원에서 최대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이익 축소가 예상된다. 상반기 이익 규모가 3조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초로 6조클럽 기대감을 높였지만 되레 3조클럽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 마저 나오고 있다. 추가부담 규모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규모가 큰 편으로 리딩금융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배드뱅크 설립에 따른 출연금과 교육세 인상,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주택담보대출비율 (LTV) 담합 과징금 등으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 지출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비용 부담이 제일 큰 이슈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의 제재 2건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적어도 1조~2조원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정위는 은행권이 LTV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이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유사한 수준인 점을 감안해, 은행별 과징금 수준을 단순 계산으로 나누면 최소 2500억원, 최대 50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

KB금융이 과징금으로 5000억원을 물게되면 이는 올해 예상 연간 세전 이익의 6.4%에 해당한다.

KB금융은 홍콩 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점도 부담이다. 국민은행의 ELS판매 금액은 8조1972억원으로 여타 은행보다 4배 가까이 많다. 금융당국은 과징금 산정 기준으로 판매 금액과 수수료 수익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 결론 내리진 않았지만, 금융위원회 내부에선 과징금 산정 기준을 판매 금액으로 해석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금융위가 과징금 비율을 최고 한도인 50%를 적용할 경우 국민은행이 부담해야할 액수는 1조2296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홍콩 ELS판매가 모두 불완전 판매는 아니었던 만큼, 과징금 비율이 25%로 낮춰 적용되면 KB금융의 부과액은 6148억원까지 축소된다.

배드뱅크 설립 출연금과 교육세 인상에 따른 부담이 덜하다. 업계에서는 배드뱅크 출연금의 경우 상각 채권 매각으로 인해 운영 과정에서 이익도 일부 발생할 걸로 내다보고 출자액 전부를 손실로 인식하더라도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439억원의 출연금을 부담할 것으로 봤다.

교육세의 경우 부과 비율을 최악으로 가정하고 금융지주의 연결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산출한 4대 금융지주의 세부담은 최대 5092억원 규모다.

이 중 KB금융이 부담할 몫은 1475억원으로 추정된다.

배드뱅크 출연금, 교육세 인상, 홍콩ELS·LTV 담합 과징금 등 KB금융이 추가로 부담해야할 지출을 보수적으로 합산하면 총 1조9210억원, 올해 세전 이익의 24.5%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비용 증가를 반영할 경우 KB금융의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CET1(보통주자본비율)의 하락도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KB금융의 CET1 비율이 올해 상반기 13.74%에서 13.3%(LTV 과징금 5000억원, ELS과징금 25% 가정시)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금융지주의 부담 증가가 주주환원에 여력 제한으로 이어져 주주환원 강화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금융권 부담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부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구상 중인 1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금융권의 출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은행별로 1조~2조원 가량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정부에서 마련한 상생금융 시즌2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 역시 연간 6000~7000억원 규모의 청구서가 발행된 상황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5조782억원을 실현했다. 저금리·고환율 등 영향으로 대내외 환경도 녹록치 않아 올해에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징금·상생금융 출연금으로 1조9210억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순이익은 3조 1572억원으로 축소된다. 이는 2위인 신한금융이 지난해 기준 거둔 순이익(4조5582억원)에서 과징금·상생금융 예상 출연금 합산(1조312억원)을 뺀 3조5270억원보다 적은 수치다. 두 그룹 모두 올해 성적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추이라면 KB금융의 리딩금융 지위가 위태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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