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객, 카드 결제시 1~3% 추가 수수료 낼 수도"

2025-09-04

방일 관광객 급증에 日 국내 카드사만 적자

일부 카드사, 외국인 관광객에 추가 수수료 검토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에 여행가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앞으로는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할 수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일본 카드사들이 적자를 떠안자, 일부 카드사가 해외 발행 카드 이용자에게 결제 금액의 1~3%를 추가 수수료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 '풍작 가난'...카드 많이 쓰일수록 손해

최근 일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정작 일본 국내 카드사들이 적자를 떠안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쇼핑·외식 등에서 해외 발행 카드 결제가 늘어날수록, 일본 카드사가 국제 브랜드와 해외 카드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불어나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월, 미쓰이스미토모카드와 미쓰비시UFJ니코스 등 주요 8개 카드사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6개사가 "해외 발행 카드 이용으로 인한 적자 폭이 작년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일본 카드사들은 통상 가맹점에서 결제액의 약 1.9%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지만 해외 카드 결제가 발생하면 해외 카드사에 1.8%,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에 0.8%가량을 역으로 지불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거래액의 0.7% 정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오는 셈이다. 카드 사용이 늘수록 손해가 커지는 이 구조를 업계에서는 '풍작 가난'이라고 부른다.

부동산·관광개발업체인 모리트러스트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이 10조엔(약 9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중 절반이 카드 결제로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일본 카드사 전체의 적자 규모는 350억엔(약 33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외국인에 '직접 수수료' 부과 움직임

이에 일부 카드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가 수수료, 일명 '인바운드 수수료'를 직접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설문에 응한 카드사 가운데 3곳은 "가맹점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적정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6곳이 결제액의 1~3%를 꼽았다.

현재 가맹점이 부담하는 약 1.9%와 별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내는 구조다.

다만 실현까지는 난관이 많다. 우선 단말기·시스템 개편에 따른 개발 비용 부담이 있고, 더 근본적으로는 국제 브랜드의 규제가 벽으로 작용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는 '서차지(Surcharges) 금지 조항'을 두고 있다. 상품 가격에 카드 이용 수수료를 덧붙여 청구하는 행위를 막는 규약이다.

일본 내 카드사 대부분은 이 조항에 따라 외국인에 별도 수수료를 매기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계약을 새로 맺거나 규약을 조정하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사례가 있다. 캐나다에서는 가맹점이 국제 브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수수료 전가를 인정받았고, 미국 일부 주(뉴욕·펜실베이니아 등)에서는 조건부로 '수수료 상한제'를 허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방일 관광객 급증과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국제 브랜드도 일본 내 인바운드 수수료 신설을 쉽게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부 카드사는 국제 브랜드 측과 제도 도입에 관한 의견 교환을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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