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인공지능(AI) 혁신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AI 규제 개혁이 필요합니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은 한국정보산업연합회(FKII) 주최로 21일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AI·디지털 업계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AI·디지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를 이같이 제시했다.
ITIF는 세계 최고의 IT 두뇌집단이다. 앳킨슨 ITIF 회장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 산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FKII는 우리나라의 AI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트럼프 정부에서 통상, AI·디지털 분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앳킨슨 회장을 초청했다.
앳킨슨 회장은 우리나라가 AI 혁신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주요 과제로 △소프트웨어(SW)·정보 서비스 산업의 취약성 △과도한 규제 △컴퓨터공학 인재 육성 부족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IT·정보 서비스 분야 기술 경쟁력이 컴퓨터, 전자, 자동차 등에 비해 낮다”며 근거로 입지지수를 언급했다.
입지지수는 특정 산업의 지역 경제 점유율을 국가 경제 점유율로 나눠 계산한다. 1보다 크면 특정 산업의 지역 내 집중도가 높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의 IT·정보 서비스 분야 기술 경쟁력은 1.29에 불과하다”며 “컴퓨터·전자 4.23, 자동차 1.83과 비교해서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W·정보 서비스 기술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과도한 규제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AI 기본법은 유럽의 고위험 규제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며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은 데이터 활용을 제한해서 혁신을 저해하고, 공정 경쟁 정책은 산업의 확장을 가로막을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앳킨슨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컴퓨터 공학(CS) 대학이 부족한 점도 언급했다. QS 세계 대학순위에 따르면, 컴퓨터 공학 상위 200위권에 진입한 한국 대학은 5곳에 그친다.
그는 “한국은 연구·산업 연계 측면에서 AI 인재 기반 확대가 시급하다”며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해야만 AI 혁신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에 데이터 규제 완화, 컴퓨터 공학 역량 강화, 제조·농업·공공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AI 확산 촉진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