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명도소송기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 임대인들이 많은데, 대부분 4개월 정도면 끝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15년간 800건 이상의 명도소송 경험을 가진 엄정숙 변호사는 임대인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부분이 바로 소송 기간에 대한 예측이라고 지적했다.
엄 변호사는 "상대방이 협조적이고 특별한 이의제기 없이 진행되면 1심 기준으로 4~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임차인이 악의적으로 절차를 지연시키거나 항소를 제기하면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고 설명했다.
단계별로 다른 소요 기간, 미리 알고 준비해야
명도소송기간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각 단계별 소요 시간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게 엄 변호사의 조언이다.
"먼저 소장 접수부터 1차 변론기일까지 보통 1개월 정도 걸립니다. 그 다음 변론 과정에서 상대방이 명도소송답변서를 제출하고 쟁점이 정리되는 데 또 1~2개월이 소요되죠."
엄 변호사에 따르면 명도절차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은 증거조사와 변론 과정이다.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다투거나 복잡한 법적 쟁점이 있으면 이 단계에서만 3~4개월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상가명도소송의 경우 권리금이나 계약갱신요구권 등 복잡한 법적 문제가 얽혀 있어 일반 주택 건물명도소송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제집행까지 고려하면 최소 8개월은 각오해야
더 큰 문제는 판결 이후 과정이라고 엄 변호사는 강조했다.
"명도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도 임차인이 자진해서 나가지 않으면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만 최소 1~2개월이 추가로 소요되죠."
강제집행 신청부터 실제 집행까지의 과정도 만만치 않다. 법원 집행관의 일정, 임차인의 동산 처리 문제 등으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결국 소장 접수부터 실제로 건물을 돌려받기까지 최소 8개월에서 1년 정도는 각오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끝까지 버티면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어요."
- 변호사 비용, 기간 연장될수록 부담 늘어
엄 변호사는 명도소송변호사비용 역시 소송 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1심 기준으로 20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의 선임료를 받는데, 소송이 길어지거나 항소까지 가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강제집행 과정에서는 집행관 비용, 동산 보관료 등 별도의 실비가 들어간다. 이런 비용들까지 모두 고려하면 명도소송변호사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올 수 있다.
"처음 상담할 때 총 비용을 정확히 안내하려고 하지만, 상대방의 대응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유 있는 예산을 책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내용증명부터 시작해 소송 기간 단축하라
엄 변호사는 명도소송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송 전에 내용증명을 제대로 발송하면 임차인이 자진 퇴거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변호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받으면 '이제 정말 명도소송이 시작되는구나' 하고 심리적 압박을 느끼거든요."
또한 명도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완벽하게 준비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임대차계약서, 연체 증명서류, 해지통지서 등이 부실하면 소송 과정에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명도소송 답변서에 대응하기 위한 반박 자료도 미리 준비해두면 변론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결국 준비가 철저할수록 소송 기간도 짧아집니다."
"현실적 기간 계획 세우고 시작하라"
엄 변호사는 임대인들에게 무엇보다 현실적인 기간 계획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명도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최소 1년 정도는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세요. 너무 성급하게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는 또한 소송 중에도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조언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양쪽 모두에게 부담이 됩니다. 적절한 선에서 합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어요."
건물 명도소송을 고려 중인 임대인들에게 엄 변호사는 "조급해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각오를 하고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적 절차를 제대로 밟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15년 경력 전문가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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