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만에 뒤집힌 운명…비테세, 법원 판결로 프로 무대 기사회생

2025-09-03

네덜란드 명문 구단 비테세 아른헴의 운명이 단 하루 만에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홈구장 겔레르돔은 굳게 닫히고, 구단은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의 라이선스 박탈로 사실상 사라질 위기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3일(현지시간) 아른헴-레이우바르던 항소 법원이 판결을 내리면서 비테세는 다시 프로 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팬들은 눈물과 환호 속에 ‘구단 부활’을 맞았다.

지난 2일, 2만5000석 규모의 겔레르돔은 데 그라프샤프와의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도 적막만 흘렀다. KNVB가 비테세의 라이선스를 박탈한 탓에 경기장은 문을 열지 못했고, 클럽샵 창문에는 ‘추후 공지까지 영업 중단’이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팬들에게는 구단의 몰락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비테세는 1892년 창단한 네덜란드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프로 클럽이다. 마르틴 외데가르, 로날드 쿠만, 로이 마카이, 피에르 판 호이동크 등 쟁쟁한 스타들이 거쳐 간 팀이지만, 최근 수년간 러시아 자금 연루 의혹, 경영 실패, 인수 무산이 겹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23-24시즌 18점 감점으로 에레디비시에서 강등된 뒤 2부 리그에서도 최하위로 추락했고, 총 39점이 삭감되며 네덜란드 축구 역사상 최대 징계를 받았다.

도시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구단의 퇴출 소식에 아흐메드 마르쿠슈 아른헴 시장은 “비테세는 도시의 DNA이자 생활의 일부였다”며 “구단이 사라진 것은 가족을 잃은 것과 같다”고 토로했다. 수천 명의 팬들은 법원 앞에서 ‘Wij Zijn Vitesse(우리는 비테세다)’ 티셔츠를 입고 마지막 희망을 외쳤다.

그리고 3일, 항소 법원은 KNVB의 결정을 정지하고 비테세의 프로 리그 재가입을 명령했다. 법원은 “구단의 역사와 지역 사회적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며 구단 측 손을 들어줬다. 판결 직후 거리 곳곳에서 팬들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이 펼쳐졌다. 구단은 “이번 판결은 새로운 출발의 계기”라며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러시아 자금 연루 의혹에서 비롯된 투명성 논란, 경영 실패와 투자 무산 등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언제든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지역 언론 알헤메인 다흐블라드는 “비테세는 스스로를 구하지 못했고, 팬들 역시 잘못된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뼈아픈 교훈을 지적했다. 현재 비테세는 수많은 주전 선수를 잃었고, 유소년 경기마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디애슬레틱은 “이번 판결은 팬들과 도시가 함께 이뤄낸 ‘구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강한 메시지”라며 “비테세가 도시의 일부임을 증명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