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끝자락이지만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곳이 많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11월 단풍이 ‘뉴노멀(New normal)’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의 계절관측에 따르면, 30일을 기준으로 전국 21개 유명산 중에서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등 강원도 내 3개 산(14.3%)에서만 단풍 절정이 확인됐다.

서울 북한산 등 10개 산은 단풍이 시작됐지만, 아직 절정에는 도달하지 않은 상태다. 지리산은 평년보다 18일이나 늦게 단풍이 시작됐다. 대표 단풍 명소인 내장산과 한라산 등 4개 산은 아직 단풍이 시작하지도 않았다.
평년(1991~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 유명산의 73.7%(19곳 중 14곳)가 30일 이전에 단풍이 절정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지각 단풍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제는 11월 단풍이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상청은 산 전체의 20%에 단풍이 들면 ‘단풍 시작’으로 보고, 80% 이상에 단풍이 들면 ‘절정’이라고 판정한다.
늦더위에 잦은 비, 지각 단풍 불렀다
올해 단풍이 늦게 물드는 건 10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 단풍은 나뭇잎의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들기 시작한다.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올 가을에는 이상고온이 많이 발생했고, 비가 자주 오면서 최저기온이 잘 내려가지 않아 단풍이 들지 않았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서 단풍 절정 시기가 10월 하순에서 11월 초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때 이른 한파로 덕유산과 한라산 등에 가을 단풍보다 겨울을 알리는 상고대가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덕유산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이른 시기에 첫 상고대가 관측됐다. 상고대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때 대기 중 수증기가 주변 물체에 달라붙으면서 형성되는 서리를 말한다.
주말부터 또 반짝 한파 “3일 추위 절정”
11월이 시작되는 이번 주말이 되면 단풍도 본격적으로 절정을 맞을 전망이다. 다만, 주말 이후 또다시 반짝 한파가 찾아오면서 단풍 절정 시기도 예년보다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1~2일 북풍이 매우 강하게 불면서 북쪽 찬 공기가 강하게 유입해 기온이 급감하겠다”며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고 예보했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1월 3일부터는 복사냉각이 더해지면서 아침 추위가 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추위 강도는 지난주 추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 기간 일교차도 10도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는 만큼 추운 날씨로 인한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