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저가형 80% 中서 조달…LG엔솔·삼성SDI 등 대안 부상

2025-11-16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탈중국’ 전략을 취하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지키기 위해 중국산 부품이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가 2년 내 중국산 부품 제로를 추진하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배터리·전장 등 부품 생태계 전반에서 한국 기업들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15일(현지 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올 3분기 테슬라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미국 52%, 중국 20%, 기타 국가 28%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판매량 기준 전기차 2위 시장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미국 판매용 차량은 기본적으로 미국 내에서 최종 조립하며 도요타·GM 합작 공장을 인수한 것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생산분이 가장 많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도 사이버 트럭 등 일부 모델이 만들어진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운영 중이나 이곳에서 만들어진 차량은 중국 내수 시장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각지에 수출돼 미국으로 ‘역수입’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미국 내 생산력이 충분해 굳이 관세와 물류비를 감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내 풍부한 제조 역량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부품을 전량 미국에서 조달하기는 어렵다. 테슬라는 미국 차 중에서도 ‘국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아메리칸대 코고드경영대학원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의 모델별 미국산 부품 비중은 60~7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나머지 25~40%다. 전기차에 가장 중요한 배터리와 자석 등 희토류는 북미에서 조달이 제한적이다. 테슬라는 모델별로 중저가 기본형에는 LFP(리튬·인산·철)를, 장거리(롱레인지)나 고급형에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각각 사용한다. LFP 배터리 비중은 전체의 약 40%인데 중국 CATL이 그중 8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관세 부담과 세액공제 불가 등의 이유로 미국산 차량에서 CATL 배터리를 배제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주요 사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는 여전히 CATL LFP 배터리 의존도가 높다. 테슬라는 ESS용 LFP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생산은 내년 1분기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올 4월 실적 발표에서 “미국에서 LFP 배터리를 제조하고 중국 외 공급 업체로부터 추가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와 중국 소유주, 자회사 간 벌어진 갈등도 테슬라 내부의 공급망 위기를 고조시킨 배경으로 지목된다. 넥스페리아는 반도체를 주로 유럽에서 제조하지만 가공과 포장은 중국에서 한 뒤 세계로 수출한다. 중국은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 무역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모회사로부터 넥스페리아 통제권을 장악하자 반도체 수출을 차단했다.자동차 조명과 전자장치에 사용되는 넥스페리아 칩 공급이 막히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재 테슬라의 ‘중국 외 공급 업체’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파나소닉 등이 거론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자체 공장이 있어 ‘미국산 배터리’ 공급이 가능하다. 최근 르노에 셀투팩(CTP) 솔루션 적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해 관련 경쟁력도 입증했다. ESS 분야에서 테슬라와 3년간 6조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삼성SDI 또한 최근 테슬라와 연 3조 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차전지 외에도 소재·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LG화학은 13일 북미 기업과 약 3조 7600억 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업계는 거래 상대를 테슬라로 추정한다. 테슬라는 7월 삼성전자와 차세대 자율주행용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 규모는 약 23조 원(165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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