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여성 30% 근접한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인사

2025-07-01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의 여성 인사 비율이 최초 목표치인 30%를 거의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복지 전문가를 여성가족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성평등 전문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일까지 장관 인선이 발표된 17개 정부 부처 중 여성 장관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벤처부, 여성가족부 등 5명이 내정됐다. 내각 구성 중 여성 비율은 29.4%다. 국토교통부나 문화체육관광부 중 한 곳에서라도 추가로 여성 장관이 나오면 비율은 30%를 넘어서게 되고, 역대 정부중 가장 많은 여성 장관을 내각에 두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여성 할당 비율을 두고 “30% 넘기는 걸 목표로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국정기획위원회와 대통령실 수석급 인사까지 내각 구성을 넓히면 여성 비율은 낮아진다. 대통령실 차관급 이상 참모진 14명 중 여성은 1명뿐이다. 국정기획위도 현판식에 참석한 위원장단과 7개 분과장 모두 남성이라 논란이 됐다. 기획위원 55명 중 여성이 12명으로, 21.8%에 그친 탓이다. 특히 여성·복지·고용을 다루는 사회1분과는 여성 위원이 3명으로 제일 많지만, 3명 모두 복지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성평등 정책 전문성이 특화되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실, 수석급 평균 ‘서오남’…여성은 1명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유임된 여성 인사들은 지난 정부에서 여성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승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은 “송 장관이 여성 농민 친화적인 정책을 새롭게 펼쳤다고 체감하지 못했다”며 “여성 농민 전담 부서가 시·군 단위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 취임 이후 지역 거점 병원에서 여성 농민들의 의료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농압안전보건센터가 폐쇄돼 오히려 여성 농민 정책이 후퇴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역시 유임된 오유경 식약처장도 임신중단약으로 알려진 ‘미프진’ 허가를 미뤄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오 처장이 “여성 건강권을 외면했다”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6년이 지났음에도 오 처장 때문에 한국은 여전히 미프진을 사용할 수 없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이라고 했다.

여성계에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성평등 전문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 정부가 여가부를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정작 장관 후보자의 전문성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 후보자는 지명 소감과 첫 출근 소감 등에서 ‘여성’이나 ‘성평등’ ‘성차별 해소’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고만 언급했다.

주로 복지 분야에서 입법활동을 해 온 강 후보자가 여가부에 온 것은 새 정부가 젠더 문제에 ‘로우키’로 대응하는 기조가 이어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대통령도, 장관 후보자도 성평등 부처를 전문성이나 체계적인 정책 역사가 있는 부처로 대하는 모습을 아직까진 보여주진 않았다”며 “성평등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보는 것 같아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계획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김송이 기자 songyi@khan.kr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