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10시 KBS1 저출생 위기대응 기획 프로그램으로 ‘다큐 인사이트’가 ‘초고령사회를 걷다 – 도쿄산책’을 방송한다.
2024년 12월,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저출생과 초고령화를 우리보다 20년 앞서 경험한 일본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노년의 삶을 유쾌하게 담은 ‘실버 센류(정형시)’와 파친코 컨셉 노인 시설의 인기는 나이 듦을 두려움이 아닌 삶의 단계로 받아들이는 즐거움을 전한다. 묫자리를 정한 노인들의 ‘무덤 친구’ 공동체,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경계를 허문 ‘오렌지바’에서는 취향과 관계를 잃지 않고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변화한 인구 구조에도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살펴보며 저출생 위기 속 우리의 길을 탐색해 본다.
노인 돌봄 시설에 ‘파친코’가?
일본 노인 2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주간보호시설’. 전통적인 주간보호시설의 이미지를 뒤집는 공간이 도쿄에 등장했다. 파친코, 마작 테이블이 마련된 이곳은 마치 오락실 같지만 실은 삶을 유쾌하게 보내고 싶은 노인들의 요구를 반영한 돌봄 시설이다. 노인들은 매시간 체조를 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게임 머니, 즉 가짜 돈을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이며 활력을 되찾는다.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와 같은 기존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진짜 어른들을 위한 놀이를 적극 도입해 큰 호응을 얻은 이 시설은 도쿄 내에서만 20개로 늘어나며 새로운 ‘돌봄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상을 떠나도 함께 하는 ‘무덤 친구’
“죽음이 무섭지 않아요. 먼저 간 무덤 친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다카모리 가에코, 85세
죽음을 담담하고 유쾌하게 준비하는 노인들이 있다. 정기적으로 모여 우정을 쌓는 이들의 이름은 ‘무덤 친구’. 말 그대로 죽은 후 한곳에 같이 묻히기로 한 사람들이다. 벚꽃이 만개한 어느 봄날, 이들은 묘지를 찾아간다. 마치 아파트처럼 여러 공간이 이어진 ‘합장묘’가 그들의 목적지. 각자 자신이 묻힐 무덤을 확인하고, 먼저 잠들어 있는 무덤 선배에게 인사도 건넨다.
‘무덤 친구’는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일본에서 시민 사회가 찾아낸 하나의 대안이다. 1인 가구가 4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초고령사회에서 ‘무덤 친구’는 혼자 남더라도 두려움 없이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행복한 일탈, ‘오렌지바’
치매를 앓고 있는 87세 오오에 모토이씨가 매달 설레는 마음으로 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의 저녁 모임인 ‘오렌지바’다. 이를 시작한 요코하마시 치매질환의료센터장 나가타 켄 씨는 치료하던 환자에게서 “집 안에만 있는 삶이 마치 감옥에 갇힌 것과 같다”라는 말을 듣고, 환자도 가족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오렌지바’를 만들게 되었다. ‘오렌지바’의 유일한 규칙은 자기소개를 하지 않는 것. 덕분에 참가자들은 환자도 보호자도 아닌 그저 자신으로 존재하며 경계 없이 어울릴 수 있다.

그밖에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로 불리는 일본의 노인들이 만든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여가 생활, ‘마지막 집’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탄생한 고령자 전용주택이 공개된다. 더불어 ‘국민 할머니’로 불리는 데뷔 69년 차 배우 김영옥이 내레이터로 참여한다.
저출생위기대응기획 다큐 인사이트 ‘초고령사회를 걷다 - 도쿄산책’은 2025년 5월 15일 목요일 밤 10시 KBS1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