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로 인한 악령 빼내야”…교회서 퇴마 당한 30대, 배상금 액수가 무려

2025-07-16

영국의 한 교회에서 동성애자의 성적 지향을 바꾸려는 퇴마 의식을 당한 30대 남성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 수천만원대 상금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014년 영국 셰필드의 세인트 토마스 필라델피아 교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매슈 드래퍼(37)는 초대받아 참석한 교회 주말 행사에서 교회 신도 부부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신도 부부는 드래퍼에게 “성적 불순함으로 인해 악령이 몸에 들어왔다”며 이를 쫓기 위한 퇴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퇴마 의식이 이뤄지는 동안 부부는 드래퍼에게 “이제부터 미디어를 끊어야 한다”며 그가 동성애적 성향을 갖게 된 원인이 미디어라고 주장했다.

드래퍼는 그날의 퇴마 이후 극심한 우울감과 공허함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드래퍼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돌이켜보면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누군가 악령이 내 몸 안에서 빠져나간다고 말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라며 “하지만 그때는 교회에 깊이 빠져 있어 그들이 하는 말은 뭐든 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드래퍼는 이 사건을 계기로 기독교 신앙을 잃어 2016년 해당 교회를 떠났고 3년 뒤인 2019년 교회 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를 요청했다.

교회 측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드래퍼는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교회 측은 2021년 영국의 어린이 자선단체 ‘바나도스’에 외부 조사를 의뢰했다.

자선단체는 지난해 조사를 마치고 결과 보고서를 통해 “드래퍼의 주장은 사실임이 입증됐다”며 “그의 성 정체성을 바꾸려는 의도로 행해진 일종의 퇴마 의식”이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드래퍼는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수천만원에 달하는 만단위 배상금을 받고 사건은 종결됐다.

교회 측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우리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 측은 “드래퍼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드래퍼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이 영국 내 종교 단체의 동성애 개입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종교 단체의 성소수자 차별 문제를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