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폭력조직원, 교도소에서 재기한 골퍼… 라이언 피크, 디 오픈 출전

2025-07-16

폭력조직, 중범죄, 교도소 생활. 일반적인 메이저 골프 대회 출전 선수 이력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단어들이다. 디오픈에 출전하는 라이언 피크는 전통상적인 골퍼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조직폭력배 출신이다.

피크는 이번 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리는 디 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무대에 오른다. 5년 전, 이곳이 마지막으로 디 오픈을 개최한 2019년 피크는 호주 서부 하키아 교도소에서 중범죄로 복역 중이었다. 한때 호주의 유망주 골퍼로 19세에 프로 전향까지 한 그는 21세 무렵부터 골프에서 멀어졌고 모터사이클 폭력조직에 가담했다. 그는 17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곳(폭력조직) 문화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와 함께 자란 동네에서는 그런 장면이 흔한 일이었다”며 “나는 그 세계를 좋아했다. 진심으로 관심 있었고, 내가 찾지 못한 소속감을 거기서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는 조직 생활 중 한 남성이 자신들과 관련해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찾아가 폭력을 행사했고, 이로 인해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됐다. 피크는 “그저 얘기를 좀 하려고 간 것이었고, 길어야 몇 대 치고 끝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가 정말로 무기를 들고 있었고, 일이 커져버렸다”고 말했다.

호주 주니어 대표팀 시절, 디 오픈 챔피언 카메론 스미스와 함께 뛴 경험이 있는 그는 곧 최고 보안등급 교도소의 참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는 삶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폭력조직원으로서 나는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했다. 단지 그 삶을 즐겼을 뿐이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살다간 더 많은 감옥 생활로 이어질 게 뻔했다”고 말했다.

피크는 복역 중 전화 한통을 받았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리치 스미스 코치였다. 그는 당시에도 이미 이민우, 엘비스 스마일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도하던 명장이었다. 피크는 “그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줬다. 처음엔 믿지 못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메이저 우승자를 가르치는 그런 사람이 헛되이 시간 낭비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더라.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복역을 마치고 그는 2022년 프로 자격을 회복했다. 2024년 3월 뉴질랜드 오픈에서 극적으로 우승했다. 디 오픈 출전권은 물론, 2026년 DP 월드 투어 멤버십까지 확보하는 순간이었다.

영국에서 태어난 아버지 덕에 영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피크는 이번 대회에서 필 미켈슨과 함께 1, 2라운드를 소화한다. 피크는 “나는 누군가의 슈퍼히어로나 롤모델이 되려는 게 아니다. 그냥 내 삶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을 뿐이고, 사람들이 뭘 보든, 그건 그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대회 목표를 묻는 말에 그는 “컷 통과는 물론이고, 첫 티에 서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골퍼인지 느끼고 싶다”며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 내 골프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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