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3명 숨진 브니엘예고…"학생들 갹출해 교장 가방비 댔다"

2025-08-27

지난 6월 무용과 재학생 3명이 동시에 숨진 부산 브니엘예고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학교와 외부 무용학원 간 ‘입시 카르텔’이 의심되는 정황 등이 드러났다. 다만 학생들의 사망 원인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 줄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교육청 "학교장, 학원 옮긴 학생에게 폭언"

2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브니엘예고 A교장은 특정 무용학원 원장들과 담합해 재학생이 학원을 옮기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감사과정에서 A교장이 학원을 옮긴 학생에 대해 폭언 등을 했다는 교사 진술도 확보됐다. 시교육청은 담합 학원들이 레슨 및 콩쿠르 참가비 등으로 최소 수천만원대 수익을 보장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A교장 주도로 특정 학원 강사들이 매년 반복적으로 브니엘예고에 채용됐고, 이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불법 개인 레슨을 벌이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한 교사는 직무와 수업에서 배제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한다.

특히 시교육청은 A교장이 학원의 편익을 봐주고, 특정 강사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적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원 측으로부터 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은 것을 비롯해 수고비와 간식비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챙긴 것으로 의심된다”며 “또 A교장의 가방 비용을 대기 위해 학생들이 돈을 갹출한 일까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이번 특별감사에서 재학생 3명 사망의 직접적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교육청은 “A교장의 전횡이 재학생 진로와 입시에 불안을 조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교장이 부임한 올해 상반기 강사 채용 문제로 인한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입시 주요 실적 중 하나인 무용제를 치르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또 A교장이 최근 3년간 자신의 딸이 소속된 업체에서 학교 기념품 등 650만원 상당의 물품을 사 사립학교 행동 강령을 위반한 사실도 파악했다.

이와 관련, A교장은 “학원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브니엘예고에 오도록 연결해줘야 학교가 운영된다”며 “이 때문에 학원과는 일정한 유대 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31일 A교장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며 “학교법인 측엔 파면ㆍ해임 등 중징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실장은 수당 횡령… 26명 처분 대상

이밖에 시교육청은 이 학교 B행정실장이 회의록을 허위로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1000만원 넘는 초과근무수당과 성과금 등을 부정 수령한 것으로 파악했다. B행정실장도 횡령 혐의로 고발됐다. 시교육청은 학교법인에 중징계를 요청할 예정이다. 두 사람 이외에도 학사운영 및 교육과정에서의 미비점 등이 드러나 26명(교원 14명, 강사 3명, 사무직원 7명)이 신분ㆍ행정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부정 수령한 수당 등 8000여만원에 대한 환수 조치도 진행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슷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는 걸 예방하려고 TF를 발족해 학생 심리 안정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최근 학교법인 임시이사 7명을 새롭게 선임한 것도 정상적인 예산 심의ㆍ의결 등을 통해 비슷한 전횡을 일삼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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