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凡)LG가 4세인 구형모 LX MDI 대표는 LX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그의 아버지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3남으로, 2021년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등 LG의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LX그룹으로 독립했다. 지금은 자산 12조원대, 계열사 17개로 재계 40위권이다.
차세대 재계 리더들의 조용한 결혼, 왜
올해 38세인 구 대표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한 뒤 2014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해 일본 법인 등에서 근무했다. 그가 초대 대표를 맡은 LX MDI는 그룹 경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차세대 재계 리더로 주목받고 있지만, 가정사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구 대표는 몇 년 전 평범한 가정 출신 여성과 결혼해 자녀 한 명을 두고 있다. 구본준 회장은 아들이 예비 며느리를 소개하자 흔쾌히 허락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재계의 ‘뉴페이스’ 박상우 ㈜두산 수석 역시 2022년 일반 가정에서 자란 여성과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다. 박 수석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22년 두산의 수소 분야 자회사인 하이엑시엄에 입사하며 두산그룹 5세(世) 중 처음으로 경영 수업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알만한 재벌 집안과 혼사를 맺었다면 떠들썩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서른한 살 동갑내기로 비슷한 시기에 그룹에 입사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상수 두산밥캣 수석은 아직 미혼이다.


차세대 재계 리더 34명 결혼 분석해 보니
선대가 주로 다른 재벌가나 정·관계 가문과의 정략결혼으로 혼맥을 넓혀온 것과 다르게, 재계 3·4세들은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한층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 부모 세대와 비교해 연애결혼이 부쩍 늘었고, 사생활을 이유로 사진 한장 공개하지 않는 게 먼저 눈에 띈다. 일은 일, 가정은 가정이라는 얘기다. 남성들의 결혼하는 나이는 30대 초반, 일반인 평균과 비교해 2년 가까이 빠르다. 결혼식 장소로는 의외로 ‘이곳’을 많이 찾았다.
더중앙플러스가 재계 10대 가문과 자산 50대 그룹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20~40대 차세대 리더 34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른바 ‘다이아 수저’로 태어났지만 부모 세대와는 다른, 이들 결혼의 ‘평균’은 이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