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이어받은 책바치 정신

지난 서울국제도서전(6월 18일~ 22일)에서 현암사 조미현 대표는
80돌 생일상을 차린 후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이했다.
그 바람에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와 독자들의 시선을 끌게 됐다.

출판계 현실이 녹록지 않은 터다.
이런 현실에서 그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만들어 온 ‘책바치’ 정신을
이어야 하는 조 대표로서는 나아갈 길을 모색한 계기가 된 게다.
현암사는 해방을 맞은 1945년,
조상원(1913~2000) 회장이 대구에서 차린 건국공론사가 모태다.
서른두 살의 나이, 먹고살기도 어려웠던 시기에
조 회장은 왜 출판사를 만들고 시사 종합지 『건국공론』을 창간했을까?

당시 대구민보에 근무하던 할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무엇인가 하겠다는 명예욕이 있었나 봐요. 독립된 국가 건설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민족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목표로 『건국공론』을 창간하셨다네요.
6·25 전쟁이 터지자 조 회장은『건국공론』을 자진 폐간하고
1951년 ‘현암사’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출판사 등록을 했다.

그는 스스로 ‘책바치’라 명명하고 본격 출판의 길을 걸었다.
이어 조근태 사장 그리고 조미현 대표에 이른 ‘책바치’ 80년,
조 대표는 지금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고 했다.

조선 시대 왕도 직계 3대가 간 적 없을 정도이지 않습니까. 어렵지만 현암사의 정신이 끝까지 살아남아서 이어지게끔 하는 일, 그것을 위해 80돌 상을 차리고 독자들 속으로 들어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