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 “소설 ‘말뚝들’, 현실에 올라타 썼다”

2025-08-19

올해로 30회를 맞은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은 김홍의 <말뚝들>이다. 소설은 이름도 없이 죽어간 이들이 ‘말뚝’이 되어 바다에 나타나고 도심으로 출몰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19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소설가 김홍을 만났다. 소설은 2014년 그가 떠올렸던 한 이미지에서 비롯됐다. ‘바닷가 마을에서 죽었던 소년이 말뚝으로 돌아와 헤드기어를 쓰고 있고, 이 소년을 마을 사람들이 때리는 이미지’가 그것이다.

그는 “(소년이라는) 무력한 존재와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원치 않은 존재라는 이유로 소년을 구타하는 사람들의 폭력적인 반응, 성원권 없는 이들이 다가왔을 때 환대 받지 못하는 상황”을 그렸다고 했다.

이번 소설은 지난해 말부터 집필하기 시작했다. 환대 받지 못하는 인물들의 출현과 ‘과잉 치안 상태’를 두고 글을 써나가던 중 12·3 불법계엄이 발령됐고 이는 소설에도 반영됐다. 작가는 “현실에 올라타서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지만 “한 사건을 단일 사건으로 보기보단 이상한 일이 반복되는 부조리극처럼 받아들인다. 이런 상황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소설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소설의 소재 ‘말뚝’에 대해서는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떠올려 말하기도 했다. 그는 “소설을 내고 ‘엄마의 말뚝’을 다시 봤다.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에서 말뚝이 엄마가 서울에 올라와 자리 잡기 위해 노력했던 삶의 고단함이 담겼는 것이라면, 내 책의 말뚝은 그런(노력과 자리 잡음) 것들이 박탈된 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비슷하다고 생각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2017년 등단해 <프라이스 킹!!!>으로 2023년 문학동네소설상 받았다. 차기작은 ‘미생물 착취’와 관련된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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