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의 식물식평화세상] 더운 날에 조리를 멈춘 채소국수를 권합니다

2025-07-24

무더운 여름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활짝 핀 무궁화꽃을 보면 그 환함에 발길을 멈추게 되고, 돌돌 말려서 떨어진 무궁화꽃을 보면 아름다운 마무리에 숭고해집니다. 아름답게 살다가 아름답게 죽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자연 그대로, 자연에 가깝게, 자연스럽게 자연식물식을 하는 것은 자연과 조화롭게 아름다운 삶과 마무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생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외경을 간직하면서.

폭우에 이어 폭염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식물식 아동요리 시간에 열을 가하지 않는 채소국수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오이와 당근을 재미있게 먹는 방법으로 회전채칼로 국수처럼 길게 뽑았습니다. 꼬불꼬불 길게 나오는 그 모양을 신기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짠맛이 나는 토마토를 소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잘게 다졌습니다. 채소를 썰면 맑은 향기에 이끌려 맛보고 싶어지나 봅니다. 아이들은 단맛이 나며 아삭한 오이와 당근을 좋아해서 먹고 또 먹고 싶어 합니다. 쉽게 먹히지 않는 쓴맛이 나는 초록잎채소도 꼭 먹어보게 합니다. 초록색 잎채소는 비타민은 물론 칼슘과 철분도 풍부합니다.

미역을 국수처럼 가공한 미역국수를 보여주었더니 처음에는 지렁이 같다고 한 아이들이 먹어보고는 더 달라고 하였습니다. 더운 여름날 맑은 식물식으로 시원한 식사가 되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뽑은 채소국수와 함께 미역국수를 가정으로 보냈습니다. 때마침 한여름 가운데인 대서(大暑)와 복(伏)날 즈음에 채소국수와 미역국수로 시원한 저녁 한 끼 드셨을까요?

우리나라에서 대중들이 흔히 먹는 국수는 수입된 백밀가루에 양념이 너무 많습니다.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속이 불편하고, 건강에는 좋지 않습니다. 자연에 가까운 친환경 식물을 사용하면 조리와 양념을 최소한으로 하여 건강한 맛의 국수를 먹을 수 있습니다.

“소금은 음식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항생제이다. 그것은 무기화학물질이며, 음식을 절이는 매개물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원시인들은 소금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먹을거리 자체에 염분이 있는 것을 알았다. 몸은 식물에 함유된 거 같은 유기적인 형태의 천연 염분을 필요로 한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식물식요리를 실습한 후에는 그림으로 표현하기를 합니다. 요리한 음식을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고, 요리하기 전 원래의 식물 모양을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색깔로 단순하게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고, 명암을 넣어서 자세하게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요리 재료 이름을 그 식물의 색깔을 지닌 펜이나 크레파스로 적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식물의 다양한 색깔과 모양은 물론 표현하기 어려운 그 향기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도시와 학교에서도 작은 텃밭을 가꾸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텃밭 활동과 식물식 요리 활동을 통해서 생명 감수성에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운 날 조리를 멈춘 채소 국수>

초록색잎채소, 오이, 당근, 토마토, 해조류 또는 해조국수

1. 초록색 잎채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찢거나 썬다.

2. 오이와 당근을 회전채칼로 길게 뽑는다.

3. 토마토를 작게 다져서 소스로 준비한다.

4. 1과 2의 재료를 염분을 뺀 해조류(꼬시래기, 미역줄기 등), 해조국수(미역국수, 다시마국수)와 3의 다진 토마토를 소스로 올려 먹는다.

이영미 식물식평화세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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