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무용의 혁명가’로 기억되는 독일 출신 무용 거장 피나 바우쉬(1940-2009)의 ‘카네이션’이 25년 만에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카네이션 9000송이가 무대를 뒤덮는 강렬한 이미지로 유명한 작품은 2000년 문을 연 LG아트센터 서울이 개관작으로 선보인 공연이기도 하다. LG아트센터는 카네이션을 시작으로 바우쉬의 작품 총 8편을 한국에 소개하며 국내 관객들이 그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바우쉬 타계 16년 만이자 25년 만에 한국에 귀환한 ‘카네이션’이 한국 관객들에 어떤 인상을 남길지 기대를 모은다.
LG아트센터는 바우쉬가 이끌던 독일 무용단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쉬’가 오는 6~9일 LG아트센터 서울, 14~15일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카네이션을 공연한다고 4일 밝혔다. 25년 만에 재공연되는 '카네이션'에 대한 기대감으로 LG아트센터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1882년 초연된 카네이션은 바우쉬의 대표작이자 그가 개척한 새로운 장르인 ‘탄츠테아터’의 정수를 보여주는 초기 걸작이다. 탄츠테아터는 ‘춤(Tanz)’을 통해 ‘연극(Theater)’적 서사를 완성하는 일종의 무용극을 의미한다. 바우쉬가 1973년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시작한 이 장르는 무용과 연극, 음악, 무대미술, 일상의 몸짓 등을 모두 결합한 새로운 형식을 제시하며 현대 공연예술 흐름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바우쉬는 극장에 요청해 단체 이름도 ‘탄츠테아터 부퍼탈’로 바꾼 후 36년 간 총 44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무용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바우쉬는 ‘카네이션’의 영감을 1980년 남아메리카 투어 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안데스 산맥에서 셰퍼드 개가 뛰노는 카네이션 들판을 만났고 이 인상적인 풍경을 무대로 고스란히 가져왔다. 무대 위를 가득 메운 분홍빛 카네이션 사이로 무용수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가운데 군화를 신은 남성이 행진한다. 유머와 위협이 교차하는 장면 속에서 관객들은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피나 바우쉬는 2000년 내한 당시 인터뷰에서 “젊음과 아름다움이 상징하는 ‘희망’과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현실’이 공연의 두 축을 이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재공연을 넘어 LG아트센터와 피나 바우쉬, 탄츠테아터 부퍼탈이 함께 쌓아온 25년 역사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LG아트센터는 2000년 카네이션을 시작으로 ‘마주르카 포고(2003)’, ‘러프 컷(2005)’, ‘네페스(2008)’ 등 그녀의 작품 8편을 한국 관객에 소개해왔다. 특히 LG아트센터 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러프 컷’은 한국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바우쉬의 국가·도시 시리즈 중 하나이자 글로벌 프로덕션의 가능성을 열어준 작업이었다.
또 이번 공연에는 2019년 이후 합류한 젊은 무용수들과 함께 1980년대부터 활동해온 기존 무용수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25년 전 ‘카네이션’의 한국 초연 무대에도 섰던 안드레이 베진, 아이다 바이네리, 에디 마르티네즈, 김나영 등이 함께 하는데 이중 베진과 바이네리는 무용수, 마르티네즈는 리허설 디렉터, 김나영은 리허설 어시스턴트로 각각 참여할 예정이다. LG아트센터 측은 “새로운 세대가 합류해 25년 만에 돌아오는 ‘카네이션’은 피나 바우쉬의 유산과 탄츠테아터 부퍼탈의 미래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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