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향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소감 - 온갖 재미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아직 소설만큼 재미있는 것 못 찾아

2025-12-31

한 달 전, 모임에 다녀온 엄마가 말했다. 정원인 요즘 뭐 하냐는 이모들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소설 써” 하고 답했다고. 그러자 다들 “그렇구나. 정원인 소설을 쓰는구나, 소설을” 하며 한바탕 웃었다는 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웃었다. 이전의 나였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런 말에 웃어버릴 수 있을 만큼 소설이 좋아졌다. 솔직해졌다. 가벼워졌다.

소설은 웃기는 것. 내가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누군가를 한바탕 웃길 수 있다면, 그냥 그거면 충분한 것 같다. 온갖 재미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나는 아직까지 소설만큼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영영 그렇게 된다면 좋을 것이다.

나를 장녀가 아닌 철부지 딸로 키워주신 부모님, 집과 도서관을 오가며 책셔틀을 해주었던 내 동생, 언제나 응원해준 이모들, 이모부들, 그리고 나의 친구들과 언니들. 고맙고 사랑해요. 덕분에 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3년간 108개의 계단 끝에서 만나뵐 수 있었던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일에 앞서, 더 나은 사람으로 살기 위한 지혜를 가르쳐주셨어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끝으로 무덤지기들의 이야기에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정원

△ 1995년 출생

△ 성신여대 간호학과 졸업

△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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