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동성제약의 삼촌(이양구 전 회장)과 조카(나원균 대표) 간 혈육 전쟁에서 삼촌이 판정승을 거뒀다. 이양구 전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브랜드 컨설팅 업체 브랜드리팩터링이 추천한 4인이 새 이사로 선임된 것. 나원균 대표는 법원에서 선임된 회생관리인으로서 회사 정상화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2일 서울 강남구 오클라우드호텔에서 열린 동성제약 제69기 임시 주총 결과 브랜드리팩터링이 추천한 한명기·유영일·이상철 사내이사와 원태연 사외이사 등 4명의 이사가 동성제약 이사회에 새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나원균 대표와 원용인 경영전략 전무, 남궁광 사외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게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브랜드리팩터링이 이사회 다수를 차지한 만큼 이후 나 대표의 해임을 추진한 뒤 법원에 나 대표의 회생관리인 지위 해임을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신청 또는 법원 직권으로 관리인 해임이 가능하다.
이러한 전망에도 나 대표는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에 속도를 내는 등 동성제약 회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 동성제약 관계자도 “법원 감독 아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매출 성장을 위한 사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시 주총이 끝난 뒤 만난 소액주주연대 신성환 대표는 “이사가 3명에서 7명으로 늘었고 브랜드리팩터링 측 인사가 이사회 다수를 구성한 만큼 기존 경영진 의사대로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 주식이 소각되는 걸 막아야 하는 만큼 나 대표의 회생 인가 전 M&A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시 주총은 개회부터 난항이었다. 당초 오전 10시 개회 예정이었지만 오후 5시가 돼서야 개회 선언이 이뤄졌다.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를 위해 작성한 위임장의 중복 등록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가 장시간 진행된 탓이다. 협소한 공간에서 임시 주총이 열리는 탓에 덥다는 불만도 많았고 주총장 자리 선점을 위해 주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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