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덜 마셔도 이건 먹는다"…MZ가 찜한 ‘숙취해소제’ 9조 시장 열린다

2025-07-21

주류 소비 감소 추세에도 숙취해소제 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숙취해소제가 ‘건강 관리’와 ‘음주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2030세대, 특히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는가 하면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기존 시장 판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약 3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32년에는 1조 7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편의점 내 국내 숙취해소제 매출은 2023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해외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전 세계 숙취해소제 시장은 2023년 이미 23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 규모를 넘어섰고, 2032년에는 68억 달러(약 9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일본·유럽을 중심으로 ‘숙취도 관리하는 웰빙 트렌드’가 퍼지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주류 소비량은 꾸준히 줄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희석식 소주의 출고량은 81만 5712㎘로 전년(84만 4250㎘) 대비 3.4% 줄었다. 같은 기간 맥주 출고량도 3% 줄어든 163만 7210㎘로 집계됐다. 예전보다 술은 덜 마시지만, 숙취해소제는 더 많이 찾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20대가 주도하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숙취해소제를 구매한 20대 비중은 2023년 39%에서 올해 45%로 훌쩍 늘었다. 같은 기간 30~50대 이상이 숙취해소제를 구매한 비중은 일제히 감소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이 숙취해소제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등장하면서 환·젤리 등 비(非)음료 제품군 매출 구성비도 2023년 34.4%에서 올해 40.1%로 훌쩍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숙취해소제품 전체 구성비를 살펴보면 스틱·젤리·환·필름류 등 음료 외 숙취해소제 상품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20대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비음료형 숙취해소제 매출이 늘면서 짜먹는 형태의 스틱형 제품, 털어먹는 환 제품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숙취해소제 제조업체들도 적극적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신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전통 강자였던 여명808 등 직장인 남성 중심의 숙취해소제 판매가 주춤한 사이, hy와 종근당 등 신규 브랜드 진입은 늘었다. 대표적으로 야쿠르트 생산 기업 hy는 2030 여성층을 겨냥한 숙취해소 상품 ‘깨곰’을 출시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hy는 귀엽고 기억하기 쉬운 캐릭터 ‘깨곰’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굿즈 콘텐츠·체험형 캠페인을 통해 2030 여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HK이노엔의 컨디션은 무설탕 탄산 제품인 ‘제로 스파클링’을, 삼양사의 상쾌환은 히비스커스와 자몽 조합의 제로 제품을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주 문화 변화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숙취해소 효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품을 퇴출시키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숙취해소제 시장은 트렌드·제형·규제·소비자 인식 모두가 동시에 바뀌는 전환기를 맞이했다”며 “과거 숙취해소제 시장이 3040 직장인 남성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2030 여성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마케팅 전략이 점점 더 젊은 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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