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K배터리…“마음은 급한데 갈 길은 멀고”

2025-05-20

“갈 길은 먼데, 제대로 되는 건 없고…”

최근 만난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경쟁 중인 중국 업체는 빠른 속도로 약진 중이고,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은 전기차·배터리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나마 국내 정책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련 논의는 거의 ‘멈춤’ 상태다.

미국 의회 전문 미디어 ‘펀치볼 뉴스’는 하원 공화당을 이끄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청정에너지 세액공제의 조기 폐지를 강경파에 제안했으며 공화당 지도부가 모든 IRA 세액공제를 2028년까지 없애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세액공제는 태양광, 풍력, 배터리 부품, 전극 활물질, 핵심광물 등을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해 한국 배터리, 태양광 기업들이 혜택을 받았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하원 공화당이 이번 주 법안 내용을 수정할 준비가 된 것 같으며 거기에는 청정에너지 세액공제의 더 공격적인 폐지가 포함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외 시장에선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장악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의 CATL은 중국 선전 증시에 이어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증권거래소에 20일 상장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CATL은 46억달러(약 6조4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CATL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의 약 90%를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 기지인 헝가리 생산 공장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더 활발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CATL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2%(84.9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포인트 하락한 18.7%를 기록했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의 한국 점유율도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정책 지원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관세 협상은 사실상 대선 후로 미뤄진 상황이고, 업체들의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한국판 IRA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또한 지난 1월 발의됐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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