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꿈의 능선에 오르다 3부작-2부 일본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종주

2025-11-08

9일 오전 6시 55분 KBS2 ‘영상앨범 산’ 1013회는 ‘꿈의 능선에 오르다 3부작- 2부 일본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종주’가 방송된다.

일본의 가장 큰 섬 혼슈 북부에 자리한 히다산맥은 해발 3,000미터급 봉우리들이 이어지는 거대한 산악 지대다. 북알프스로 불리는 이 산맥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오모테긴자 종주 길은 단단한 암석이 빚어낸 험준한 지형으로 수많은 절벽과 깊은 계곡이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여름에도 눈이 남아 있는 곳이 있을 만큼 전형적인 고산 기후를 보여주고 하루에도 여러 번 날씨가 바뀐다. 힘든 종주 길에서도 다행인 건 일본 산에는 산장 문화가 잘 형성돼 있어 등산객들에게 쉼터와 길잡이가 돼준다. 변화무쌍한 자연과 인간의 발자취가 공존하는 일본 북알프스로 산악 사진가 이상은, 문화기획자 홍미애 씨가 여정을 이어간다.

해발 2,712m 엔잔소 산장은 새벽부터 분주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사람들은 서둘러 짐을 챙기고 등산화 끈을 조인다. 여름이라도 고산의 산행은 방심할 수 없기에 짙은 구름이 깔린 산길을 향해 긴장한 마음으로 천천히 걸음을 뗀다.

오늘의 여정은 오텐쇼다케를 지나 니시다케 산장까지 이어진다. 돌이 흩어진 길 위로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고 바람은 예고 없이 방향을 바꾼다. 3,000m 장엄한 능선 위, 인간의 작은 걸음들이 꾸준히 이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은 거세지고 나무들은 몸을 낮춘 채 땅을 붙잡으며 자란다. 목적지를 향해 걷다 보면 바위벽에 고바야시 기사쿠의 부조가 눈에 들어온다. 100여 년 전, 그는 낫과 곡괭이 하나로 바위를 깨며 ‘오모테긴자’라 불리는 이 험한 길을 개척했다.

지금은 그 위로 수많은 사람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경사가 가팔라질수록 숨이 차오르지만 일행은 그 자취를 따라 한 걸음씩 능선을 향해 오른다. 좁은 산길을 따라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오텐쇼다케 봉우리가 솟아 있다.

오름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발아래로 옥빛의 구로베 댐이 잔잔한 모습을 드러내고 멀리 이어진 산줄기 끝에는 조넨다케가 우뚝 솟아 있다. 조넨다케를 중심으로 거칠게 굽이치는 ‘조넨다케 파노라마긴자 능선’은 장대한 풍경을 자랑한다.

날씨와 고도에 따라 능선의 빛깔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오텐쇼다케 정상에 오르자 작은 신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예로부터 일본에서는 산을 신이 머무는 곳으로 여겼다. 신사 앞에 서면 바람과 구름이 어우러져 자연과 신의 경계가 맞닿는 듯하다.

험준한 북알프스의 능선 곳곳에는 등산객을 위한 산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산장들 덕분에 장거리 종주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산장은 숙식 제공뿐 아니라 등산로 정비와 조난 구조까지 담당한다.

고산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100년 이상 사람의 온기가 이어져 온 공간이다. 종주 이틀째 밤을 보낼 니시다케 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1923년에 세워진 산장은 해발 2,680m 위에서 오늘도 등산객을 맞이한다. 길고 고된 하루의 끝, 따뜻한 전골 한 그릇이 피로를 녹인다. 험하지만 찬란한 길, 일본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종주를 ‘영상앨범 산’과 함께한다.

◆ 출연자 : 이상은 / 산악 사진가, 홍미애 / 문화기획자

◆ 이동 코스 : 엔잔소 산장 – 오텐쇼다케(2,922m) - 니시다케 산장(2,680m) / 약 10km, 약 6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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