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저널 TV 지상중계] 인문톡쇼 9화: 소금

2025-11-07

출연: 전호태, 최미선

최미선(이하 “최”): 다양한 주제의 역사와!

전호태(이하 “전”): 다양한, 안 해도 된다니까. 맨날 다양한.

최: 의식 같은 거. 리추얼이에요. 저의 리추얼.

현정훈(이하 “현”): 이제 진짜 갑니다.

이민정: 죄송합니다. 에어컨 좀 끌게요.

현: 자 다시 갑니다. 신호 드릴게요.

최: 안녕하십니까. 인문톡쇼 아홉 번째 시간. 다양한 주제의 역사와 인문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전호태 교수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전: 안녕하세요. 역사학자 전호태입니다.

최: 오늘의 주제는 소금입니다. (조 작가가 쓴) 질문에 이게 있네요. 누가 빛이고 소금입니까?

전: 저는 소금 하겠습니다.

최: 그럼, 저는 빛 하겠습니다. 소금. 인류가 소금을 섭취한 역사가 약 6천 년이라고 해요.

소금은 모든 생명체에 필수 요소.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전: 그렇진 않죠. 소금이라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늘 소금이 아니라도 소금기 있는 섭취를 하게 돼 있으니까,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는 거죠.

최: 그러니까 소금기를 섭취는 하지만 이제 소금이라는 정제된 형태를 섭취한 게 약 6천 년 전이라고.

(대본의 기원전 6천 년경을 6천 년으로 말함.)

전: 소금이라는 결정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거든요. 암염이라고 해서 돌의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소금이 섞여 있는 호수 같은 데서 결정체가 된 것을 채취해서 먹기도 하고. 그다음 바다에서 바닷물을 졸여 정식으로 소금 결정체를 만들어서 먹기도 하는데, 아마도 의지적으로 결정체를 만들어서 먹는 기원을 아마 6천 년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역사는 굉장히 깊어요.

소금 섭취는 농경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최: 농경의 역사하고 소금의 섭취 역사하고 좀 결을 같이 한다고 보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해산물이나 다양한 육식 동물을 섭취했을 때는 육식 동물에 있는 소금기, 염기를 같이 섭취할 수가 있었는데 농경 후 밀이나 보리나 이런 데는 염기가 상당히 적지 않습니까?

전: 그렇죠. 다른 방식으로 섭취해야겠죠.

최: 그래서 인위적으로 소금을 섭취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최근에는 소금이 굉장히 오명을 많이 썼어요.

전: 과다 섭취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최근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소금보다 과당이 지목. 뭐든 과잉 섭취가 문제

최: 그렇죠. 고혈압이라든지 여러 질환의 원인으로 소금이 지목됐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이 소금의 오명이 차츰차츰 벗겨지는 추세거든요. 그러한 질환의 원인이 소금이 아니었다. 오히려 과당이었다. 과도한 포도당이었다, 이렇게.

전: 근데 어느 것이나 비슷해요. 소금도 사실은 매우 농도가 높은 과당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나트륨 음료가. 결국은 현대 문명이 스스로 옭아맨 결과가 특정 성분의 과다 섭취인 것이고. 소금이든 당이든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죠.

최: 신체적으로 봤을 때 인간은 소금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많이 발달해 있지만, 과당이나 과도한 포도당을 처리하는 시스템은 신체적으로 별로 없거든요.

전: 그건 의학에서 처리할 부분이고.

최: 최근에는 오히려 소금보다는 인간의 만성 질환의 원인을 과당이나, 과도한 포도당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금이 차츰 오명에서 벗어나 재평가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소금에 관한 이야기는 굉장히 많아요. 혹시 생각나시는 소금 이야기가 있습니까?

‘하얀 황금’ 소금, 가장 오래된 교역 품목이자 인간 갈등의 근원

전: 역사적으로 소금이 문제 되는 경우는 굉장히 많죠. 필수 요소니까. 소금의 생산과 교역이라는 것이 인간이 집단으로 사는 곳에서는 어디나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서구 무역이죠, 소금 교역을 통해서 어떻게든 확보하려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늘 있었어요. 소금의 또 다른 별명 중의 하나가 ‘하얀 황금’이라고 하거든요. 잘 아는 것처럼 로마의 병사들은 소금을 봉급으로 받았을 정도고. 실제로 가장 오래된 교역의 품목 중의 하나가 소금이에요.

최: 교역하니까 생각나는데, 울산이 소금의 주 생산지였다는 거 혹시 아십니까?

과거 울산 염전은 한반도에서 중요한 소금 원천지

전: 울산에 염전이 많았어요. 염포라는 지명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울산의 기수 지역, 즉 바닷물과 소금이 만나는 이 지역, 갈대숲이 자라고 있는 그런 지역들은 다 염전이었죠. 그래서 그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이 굉장히 평가가 좋아서 일제 강점기에는 함경도에서도 울산 소금을 구하러 올 정도였고, 영남에서는 당연히 모든 지역에서 울산 소금을 가장 높게 평가했었죠.

그런데 화학적인 처리를 거쳐서 만들어지는 소금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염전이 쇠퇴했고, 염전이 쇠퇴하는 과정에서 울산에서 염전을 일구었던 사람이 전북 부안이나 이런 쪽으로 가서 염전을 새로 일굽니다. 울산이 소금 생산의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죠.

최: 염포…. 넘어가야겠다. 까먹었어. 염포 하려고 그랬는데.

전: 소금과 관련한 문학 작품이 기억나는 건 있어요?

최: 소금이요? 성경에 그 노새.

전: 소금 기둥 이야기?

최: 뒤돌아봤더니 소금이 되었다, 소금 기둥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이게 상징하는 게 뭘까요?

전: 사해가 소금 바다거든요, 사실은? 내륙 염전 비슷한 건데 아마 거기서도 소금이 생산돼서 소금을 주변 지역에서 교역을 통해서 얻어서 살아갔을 거예요. 기독교 성경 같은 경우는 그런 사해 소금의 중요성을 다른 형태로 스토리텔링 하면서 소금 기둥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소금은 순결과 정화의 종교적 상징으로도 많이 사용

최: 소금이 종교적 상징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어요. 순결과 정화. 우리나라에서도 있잖아요. 악귀를 쫓아낼 때 소금을 뿌린다든지. 다른 지역에서도 소금과 관련된 종교적 의례나 의식이 있을까요?

전: 전 세계적으로 소금은 정화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사악한 존재를 물리치는 데 꼭 필요한 재료로 생각이 되는 거죠. 실제로 우리도 어릴 때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면 키를 들고 소금 얻으러 다녀서, 그런 소금을 나중에 뿌려서, 소금의 기운을 통해서 나쁜 버릇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그런 민속이 있기도 했는데.

일본의 스모 같은 게임. 전통 씨름이죠. 그런 게임에서도 대개 시작할 때는 소금을 뿌려요. 스모 선수들이 소금을 쭉 한 번 뿌립니다. 스모 자체가 종교적 의미, 주술적 의미를 가진 행사였기 때문에 그것도 정화의식인 거예요. 소금을 쭉 뿌려서 사악한 존재를 막는 부분에서는 소금을 늘 사용했던 것이고. 그만큼 인간의 삶에서 소금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죠.

최: 사악한 존재를 쫓는다고 하시니까 생각나는데, 제가 처음에 아파트에 입주할 때 어머니가 사람보다 소금이 먼저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소금 가마니로 보내셨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 소금이 아직도 있습니다. 제가 입주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과거 이사할 때 사람보다 불이나 소금을 먼저 넣었다

전: 예전에는 이사할 때 제일 먼저 불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소금도 가지고 들어가네요.

최: 불? 불은 안 들고 들어갔어요, 저는.

전: 저 같은 경우에는 그래요. 불은 필수적인 요소로 이사하기 전에 제일 먼저 불부터 가지고 들어갔거든요. 집에 새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을 축복할 때도 축복하는 선물이 성냥 이런 거였는데, 그게 불이에요. 소금도 필수적인 거라서 들어갔나 봐요.

최: 소금은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것 같아요. 신성성과 일상성. 늘 필요하면서도 신비화되는. 악귀를 쫓아내거나 여러 가지 다른 용도로, 쓰임으로 인해서 신성화되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소금이 등장하는 신화나 전설이 좀 많이 있지 않나요?

전: 신화, 전설에 직접적으로 얽혀 있는 것들은 그렇게 많이 발견되지는 않고요. 생활 속에서,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소금은 자주 등장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서 어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점령했다. 예전에는 그런 전쟁이라는 것이 신과 신의 싸움이에요. 신과 신의 싸움에서 이쪽은 선신이고 저쪽은 악신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겼다, 그러면 패배한 나라의 수도나 이런 데 소금을 뿌려버려요. 그건 두 가지 용도가 있는 거예요. 하나는 사악한 존재를 물리쳤다는 의미로 그 땅을 정화하는 측면이 있고,

최: 악신을 물리쳤네요.

전쟁에서 이긴 쪽이 진 쪽에 소금을 뿌려 전멸시켰다

전: 그렇죠. 이긴 쪽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하나는 정화하는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실제로 그렇게 소금을 뿌려버리면 농사도 새로 지을 수가 없고 상당한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완전히 멸망시켜 버리는 거예요. 그런 데서도 소금이 쓰였는데, 기본적으로는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죠.

일상생활 속에서 소금이 교역을 통해서 많이 오가기 때문에 세계 여러 지역의 기본 교역로를 보면, 예를 들어서 사하라의 해안 지역하고 내륙 지역 사이에 사하라 사막이 크게 있는데, 해안 지역에서 염전 만드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사하라 같은 경우는 사하라 남쪽에 암염 산지들이 있어요. 그런 데서 소금을 캐가지고 낙타나 당나귀, 나귀에 실어 가지고 북쪽으로 올려보내고 남쪽으로 내려보내고 이런 과정들이 쭉 있는데, 그 과정에서 문명의 교류가 일어나고 정복과 약탈도 전개되는 거죠. 그런 면에서 소금이 그 계기가 됐다고 볼 수도 있고.

중국 같은 경우는 소금 전매를 국가가 하면서 세금을 더 이상 거두지 않고 국가가 재정을 확충하는 데 소금 매매를 쓰는 거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반란도 일어나고, 국가가 왕조가 멸망하기도 하고, 그런 사례들이 상당히 많이 보여요. 그 계기가 대개는 소금이었으니까 인간의 삶에서 소금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거기서 알 수가 있는 거죠.

최: 그렇죠. 그 일상성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지역에 따라 소금 쓰이는 용도가 조금은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내륙 산골 지방에 있다가 바닷가 쪽으로 이사 온 케이스인데, 저희 지역에서는 굉장히 음식을 짜게 먹었거든요. 젓갈을 많이 사용한다든지 장아찌를 많이 먹는다든지. 그런데 바닷가에 와서 짜지 않은 생선을 처음 먹어봤어요. 고등어라든지 짠 생선만 먹다가 바닷가에서 생선이 안 짤 수도 있구나, 라는 걸 처음 알았거든요, 어렸을 때. 하여튼 음식과도 보존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의 소금빵은 소금을 섭취하기 위한 방안

전: 소금을 일상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이면, 예를 들어서 우리는 김치를 먹잖아요? 아니면 찌개 같은 걸 먹잖아요. 그건 소금이 충분히 섭취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식단이 구성이 안 돼 있을 경우는 음식을 짜게 만들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유럽에 처음 갔을 때 빵이 너무 짠 거예요. 한국에서는 짠 빵을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놀라서, 왜 빵이 짤까? 생각해 봤더니 빵에다 소금을 넣지 않고는 소금을 섭취할 수 있는 방도가 별로 없는 거예요.

그쪽 사람들은 예를 들어서 잼 같은 것을 만들어 먹는 과일잼류, 뭐 딸기나 이런 것으로, 거기에 소금이 안 들어가잖아요. 일상생활, 치즈나 이런 데도 소금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편은 아니에요. 치즈도 짜기도 하지만 우리가 먹는 김치만큼 짠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빵을 짜게 해서 소금 섭취를 어느 정도까지 확보하는 거예요.

최: 외국 과자가 짠 게 그거였나?

전: 아마 그럴걸요.

최: 참 짜게 느껴졌거든요.

전: 크래커 같은 거 짜잖아요. 소금을 막 붙여놨잖아요.

최: 그럼 마지막, 소금 인형, 그 얘기만 하고 넘어갈까요? 교수님. 혹시 안치환의 노래 중에 ‘소금 인형’이라는 노래 아세요?

전: 잘 모릅니다.

류시화와 안치환의 ‘소금 인형’, 소금을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것의 메타포로 노래

최: 류시화 시에다가 안치환 가수가 노래를 불렀는데 굉장히 멋진 노래거든요. 가사를 제가 소개를 해드릴까 하는데 어떠십니까?

소금 인형입니다.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 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알기 위해 당신의 핏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 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전: 전통적으로 바다는 왜 짤까? 할 때 맷돌 이야기가 나오는데. 소금 나오는 맷돌. 그거 생각을 하면 정말 소금을 간절히 원했구나. 왜냐하면 소금은 최고의 상품이었으니까. 소금 나오는 맷돌 이야기가 우리 한국에도 있는데, 사실은 유럽에도 있거든요? 안치환의 그 가사에서는 그게 소금 인형으로. 지니는 의미는 똑같은 것 같아요. 근본적인, 필수적인, 인간에게 꼭 있어야 하는,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첫 번째 무기물이 소금이니까. 그런 면에서는 그 노랫말도 의미가 있고. 기억할 만하네요.

최: 오늘은 소금에 대해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감사합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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