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택이 지구의 미래 바꾼다

2025-08-2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환경 친화적인 삶을 지향하려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덴마크공과대학(DTU) 연구진은 소비자가 내리는 일상적 선택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량화해, 지속가능한 소비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Sustainable Production and Consumption)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인 덴마크인의 생활 방식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크게 초과한다. 전 세계 인구가 덴마크인처럼 산다면 네 개 이상의 지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연구를 주도한 테디 세라노(Teddy Serrano) 박사는 “사람들이 ‘더 낫다’와 ‘충분히 좋다’를 구분하기 어렵다”며 “환경에 좋은 행동이 어느 정도여야 충분히 지속가능한지 알려주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식품 소비 ▲소모품 ▲주거 ▲이동성 등 4개 영역에서 23가지 일상 활동을 분석했다. 그리고 기능적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토지 점유, 해양 부영양화, 자원 사용, 물 소비 등 6개 환경 범주에서 개인이 지구 한계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연간 ‘환경 예산’을 산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일반적인 잡식성 식단만으로도 기후변화, 토지 점유, 생물다양성 등 세 범주에서 연간 허용량을 초과했다. 연구진은 평균적인 잡식성 식단만으로도 세 가지 환경 범주를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기능적 생물다양성 384%, 기후변화 101%, 토지 점유 149%에 이른다. 반면 채식주의 식단은 기후변화 예산의 33%, 비건 식단은 22%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현저히 낮은 영향을 보였다. 또한 하루 28km를 휘발유 차량으로 주행하면 연간 기후변화 예산을 이미 초과하지만, 소형 전기차는 50%로 줄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전기 자전거로 출퇴근을 대체하면 불과 5%만 소비한다.

연구진은 소비자가 기억해야 할 ‘4P 원칙’을 제안했다. ▲비행기(Plane) — 장거리 항공편은 연간 기후 예산의 최대 75%를 차지할 만큼 부담이 크다 ▲장소(Place) — 집은 작을수록 건축 자재와 난방 비용이 적게 든다 ▲접시(Plate) —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이 큰 차이를 만든다 ▲페달(Pedal) — 자전거 이용은 이동의 환경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세라노 박사는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재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꿀 필요가 있다”며 “다만 영향력이 미미한 변화에 집착하기보다는 큰 차이를 만드는 선택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덴마크어로 출간된 대중서 <내 삶은 지속 가능한가요(Er mit liv bæredygtigt?)>에도 소개돼 있다. 연구진은 “2050년을 기준으로 한 이 계산은 향후 기술 발전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개인의 선택이 지구적 지속가능성 달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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