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오늘 준비한 강의는 미리 말씀드렸던 대로 주식 투자와 관련된 강의입니다. 정청래 대표가 당선되자마자 진성준 시주를 내리고 한정애 시주를 정책위의장에 임명했습니다. 약간 늦었지만 천만다행입니다. 부디 진 시주의 잘못된 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해 주기를 바랍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이 가시화되면서 급등했습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단지 주가지수가 5천 갈 거라고 말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말 한두 마디로 지수가 올라갈 거 같으면 코스피는 이명박 대통령 때 진작에 5천을 찍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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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물경제를 아는 사람이다. 차기 정권이 집권하는 내년(2008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다. 경제가 제대로만 되면 임기 안에 5000까지 갈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주식하는 사람이 행복해질 것이다.”
이명박 시주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재임 시절 코스피 최고점은 2011년 12월 29일에 기록한 2231.47에 불과합니다. 5천은커녕 3천 근처도 못 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되고 3주도 지나지 않아 멀게만 보였던 3천을 가볍게 회복했습니다. 이명박과 이재명의 차이가 뭘까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증시는 만성적으로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기는 이유는 북한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위험 때문에 한국증시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전쟁 위험이 낮아져도 저평가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걸 보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이 북한 때문에 한국 시장이 저평가되었던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시장 저평가에는 분명하고도 치명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소유 구조 문제였습니다. 최대 주주와 그 관계자들이 가진 지분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주식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권리는 의결권입니다. 기업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기업의 주인들인 주주들은 자신이 가진 주식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의결권을 가진다는 건 기업의 의사 결정권에 간여할 수 있고 이익을 공유한다는 의미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한 사람이 1표씩 행사하지만 주식회사에선 1주가 1표입니다. 가진 주식이 많으면 의결권도 많아집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선 1주 1표라는 주주자본주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대 주주와 그 주변인의 1주와 나머지 주주들의 1주의 의결권이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정확히는 1표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순환출자, 물적분할, 자사주 매입 등 여러 가지 편법을 통해 최대 주주가 가진 주식의 의결권이 다른 주주들 주식의 의결권보다 크게 만들어 적은 주식으로 많은 의결권을 행사해 회사를 지배했습니다.
최대 주주의 1주는 1주보다 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다른 주주의 1주는 1주보다 의결권이 적으니 그만큼 가치가 낮아서 주가가 쌀 수밖에 없습니다. 이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말이 ‘경영권 프리미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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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대 주주의 주식을 매도할 때는 일반적으로 현재 주가보다 30% 이상 비싸게 거래됩니다. 이걸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설명하는데 원칙대로 따지자면 최대 주주의 주식이라고 해서 비싸게 거래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실제로는 비싸게 거래되는 걸 당연하게 받아 들여왔습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대로 최대 주주의 1주가 나머지 주주의 1주와 다른 의결권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형적인 소유 구조로 인해 우리나라 회사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지주회사들의 주식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지주회사 중에 PBR이 0.5가 넘어가는 회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심한 경우엔 0.1이나 0.2밖에 안 되는 회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PBR이란 어떤 회사의 주가와 자산의 비율을 말합니다. PBR이 1보다 낮다는 말은 주가가 자산 가격보다 낮다는 의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회사 자산을 팔아 주주들에게 돌려주면 현재 주가보다 더 많이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PBR이 0.5보다 아래라는 건 2배 이상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0.1이라는 건 10배를 돌려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주회사가 유독 저평가를 당하는 건 앞에서 얘기한 기형적인 대한민국 기업 지배구조의 정점에 지주회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 가시화되고 상법이 개정되면서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이 대통령 당선 후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의결권이 정상화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거라고 투자자들이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중요한 이유는 지난 강의에서 말했던바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국민의 주요 자산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고, 이 머니 무브를 위해선 주식시장의 만년 저평가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주주 요건을 50억에서 10억으로 변경해선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대주주 요건을 50억에서 10억으로 변경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10억은 매우 큰 돈입니다. 하지만 어떤 관점에서 보면 절대 큰돈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12조입니다. 삼성전자 주식 10억을 들고 있는 주주는 0.000243%를 소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주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상장회사 중 대다수가 시가총액 1,000억이 넘습니다. 10억이라고 해봐야 1%도 안 되는 지분입니다. 10억이라는 액수로는 작은 액수라고 할 수 없지만 퍼센티지로 따지면 대주주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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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산을 이동시킨다는 이재명 대통령 공약 관점에서 봐도 잘못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세제를 비롯한 각종 제도가 부동산 자산 보유자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제 중에 장기 특별공제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1가구 1주택인 경우 10년 이상 보유하면 세금의 80퍼센트를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의 경우 10억에 사서 10년 보유하고 100억에 매도한 집주인이 있습니다. 이 집주인은 세금을 얼마 낼까요? 양도차익 90억이고 12억 비과세+ 장특 공제 80%를 적용하면 7억1,666만1000원이라는 아름다운 숫자가 나옵니다.
90억이라는 이익을 봤지만 불과 10%도 되지 않는 세금만 내면 됩니다. 똘똘한 한 채란 말이 나온 이유가 이것입니다. 1가구 1주택으로 10년 이상 보유하면 세금 80%를 깎아줍니다. 전세 수익에 대해서는 과세도 하지 않습니다. 조세 정의나 주식시장으로 머니 무브를 말하려면 이런 것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앞에서 말한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소유 구조 관련 문제를 만드는 주체는 대주주가 아니라 최대 주주입니다. 최대 주주가 자신이 가진 지분 이상으로 의결권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했습니다.
대주주 요건을 낮추는 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게 됩니다. 대주주 요건이 낮아지면 10억 이상을 가진 주주들이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10억을 넘어가는 주식을 팔고 10억 이하로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걷으려 하는 세금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최대 주주에게만 유리하며, 주식시장의 안정성도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최대 주주는 양도차익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대주주 요건에 해당된다고 해서 연말에 주식을 팔지 않지만, 나머지 주주들은 상황이 다릅니다. 자기 지분을 10억 이하로 맞추려는 주주들이 대거 주식을 팔아 주가가 떨어지며 증시에 중요한 주체인 장기 투자자들도 줄어들게 됩니다. 장기로 보유하는 것보다 단기 매매로 차익을 거두는 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을 대세 상승시키려면 장기투자 하는 주주들이 필요하지만 대주주 과세요건 액수를 정하는 건 단기매매를 권장하고,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며, 의도했던 조세 정의도 달성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정책을 고집하는 걸까요? 만공스승은 이 질문을 왜?가 아니라 누가?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말했듯 진성준 시주는 주식 투자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주식시장이나 주식 투자자의 생리를 잘 모른단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려는 방향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였습니다. 진성준 시주가 이런 확신을 가진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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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스승은 기재부 관료들이 그 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넘버 쓰리 강의(포스트 검찰 마피아, 기재부 모피아가 온다(링크))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검사들이 검찰을 위해서만 일하듯이 기재부 관료들은 기재부만을 위해서 일합니다. 기재부 관료 출신인 한덕수나 최상목도 국민이 아닌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해서만 일하려 들었습니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기재부 안입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50억을 10억으로 바꾸면 재벌이나 초부자들에게만 유리합니다. 주식시장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재부 관료들이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기재부의 권한은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만공스승은 이번 세법 개정안이 기재부 관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만든 게 아닐까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검사의 나라가 아니며, 기재부의 나라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국민들의 자산을 이동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기재부 관료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을 개혁할 큰 기회를 놓쳐선 안 됩니다.
그 첫 단추가 대주주 요건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하는 거라고 봅니다. 50억을 10억으로 낮출 것이 아니라 100억으로 늘리거나 폐지해야 합니다. 최대 주주에게만 해당시켜야 합니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게 만들기 위해선 소유 구조 개편, 주식시장 저평가 해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머니무브가 이뤄지고 나면 그때 가서 양도세 과세 등 세법을 개정하면 됩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살아나게 할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은 하루하루 가고 있습니다. 일촌광음불가경. 시간이 없습니다. 다음 강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상법, 자본시장법 개정안 중 폭탄 같은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강의에서 뵙겠습니다. 나무관셈보살.
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 꾸물
기사 : 만공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