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세탁기 버튼을 누르며 고민한다. 찬물모드로 돌릴 것인가, 40도 온수모드로 돌릴 것인가. 그저 감에 의지해 하얀 옷이나 속옷이 많으니 “오늘은 뜨거운 물”, 색깔 옷이 많은 날은 “찬물”로 정하거나, 혹은 그날의 온도, 습도 그리고 기분에 따라 세탁물 온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세탁의 온도는 완벽한 세탁에 있어서 생각보다 더 큰 차이를 만든다. 특히 뜨거운 물은 옷의 섬유를 손상시키거나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 울이나 실크 같은 섬세한 원단은 한 번의 고온 세탁만으로도 모양이 변하거나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찬물 세탁은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옷의 수명을 늘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전문가들이 꼽은 ‘반드시 찬물로 세탁해야 할 7가지’를 정리했다.
① 레이스·실크 등 섬세한 의류
레이스, 실크, 새틴 소재의 옷은 열에 매우 약하다. 뜨거운 물은 섬유를 수축시키고 형태를 망가뜨린다. 세탁망에 넣고 찬물의 ‘울 코스’나 ‘약한 코스’* 세탁하면 좋다. 가능하다면 손세탁이 가장 안전하다.
② 어두운 색 옷
검정이나 네이비 같은 짙은 색상은 뜨거운 물에서 염료가 쉽게 빠져나간다. 찬물로 세탁하면 물 빠짐을 막고 색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새 옷이라면 안쪽을 뒤집어 세탁하면 색 번짐을 더 줄일 수 있다.
③ 수영복
수영복은 신축성 있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열에 약하다. 뜨거운 물에 세탁하면 색이 바래고 늘어짐이 생길 수 있다. 사용 후에는 찬물로 손세탁하거나 ‘찬물+약코스’로 세탁해야 형태가 오래 유지된다.
④ 운동복 각종 기능성 옷
운동복 역시 합성섬유가 많아 찬물 세탁이 기본이다. 찬물은 탄력성과 흡습·속건 기능을 유지시켜 준다. 대부분의 세제가 냄새 제거 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굳이 뜨거운 물을 쓸 필요가 없다. 다만 섬유유연제는 금물, 흡습 기능을 손상시킨다.
⑤ 청바지
데님은 찬물 세탁이 필수다. 뜨거운 물은 색이 빠지고 줄어들게 만든다. 찬물은 색상을 유지하고 핏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안쪽을 뒤집어 세탁하고, 세제는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⑥ 니트류
스웨터나 담요 같은 니트류는 뜨거운 물에서 쉽게 줄어들거나 뭉칠 수 있다. 찬물 세탁은 보풀과 수축을 방지하고,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안쪽을 뒤집고 중성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⑦ 구김이 많은 옷
찬물 세탁은 섬유의 긴장을 완화해 세탁 후 구김을 줄여준다. 즉, 다림질이나 스팀 다리미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찬물 세탁의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은 물론 에너지 절약이다. 온수를 데우지 않아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더욱 초콜릿, 우유, 피 등 단백질 계열 얼룩은 오히려 찬물에서 더 잘 제거된다(단, 양념·기름 얼룩은 미온수 세탁이 효과적).
모든 세탁이 찬물이 정답은 아니다. 수건, 침구, 행주 등 위생 관리가 중요한 품목은 고온 세탁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 중 감염병 환자가 있을 경우, 가능한 한 제품 라벨이 허용하는 최고 온도에서 세탁해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