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아파트에 설치되는 시스템 가구 입찰 과정에서 10년간 담합한 혐의를 받는 한샘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이날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주부터 시작됐으며, 한샘 외에도 담합 혐의를 받는 다른 19개 가구 업체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는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샘을 비롯한 20개 가구업체에 대해 총 1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가운데 담합 가담 정도가 크다고 판단한 4개 업체(한샘, 동성사, 스페이스맥스, 쟈마트)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가구업체는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약 10년 동안 16개 건설사가 발주한 190건의 시스템가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입찰가격을 합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입찰 순번은 ‘사다리 타기’나 ‘제비뽑기’ 등의 방법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시스템 가구는 알루미늄 기둥에 나무 선반을 조립해 제작하는 형태로, 주로 아파트의 드레스룸이나 팬트리에 설치된다. 이는 일반적인 빌트인 가구(붙박이장, 싱크대 등)와는 별도로 입찰이 이뤄지는 항목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190건의 입찰 중 167건에서 담합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올린 매출은 약 3324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