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지 30여분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여야 간 고성이 터져 나왔다.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고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가운데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 107명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신동욱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 오후 4시 1분부터 발언을 시작했다.
신 의원이 "반미 대통령·국무총리·당 대표가 여권을 이끌고 있다"고 하자 민주당에서 "비방하지 말라"는 항의가 나왔다. 또 신 의원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며 이재명 정부의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지적하자 여당 의원은 "술만 마신 윤석열보다는 잘했다"고 맞받았다.
신 의원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잘 됐느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해보라"며 "지금 그거 잘됐다고 하는 분들은 민주당 지지자들, 민주당 의원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세 협상 발표 후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주가가 얼마나 내려갔느냐"며 "도요타 자동차 주가는 15% 올랐는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5%, 7%씩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술만 마신 윤석열보다는 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윤석열, 계엄 지겹다. 그만하라"며 "언제까지 그걸 우려먹을 것이냐. 나라가 나락으로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내란 타령하실 거냐"고 했다.
신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를 거듭 드러내는 것을 두고는 "대한민국 주가가 이재명 대통령 손에 든 야구공이냐"며 "주가를 어떻게 올리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미국 가서 골프 친다고 골프 연습을 한다는데, 과거에 듣기로 이 대통령이 굉장히 장타라고 하더라. 그런데 OB(Out of Bounds)가 많이 난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골프를 좋아하고 가끔 하면 정말 멀리 치는데 OB를 많이 낸다고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치게 되면 제발 OB는 내지 말고 정상적으로 협상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신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대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쟁점 법안 처리를 막으려 해도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 표결을 통해 토론을 종결하고 법안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