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서 첫 공개 입장 밝혀
머스크 물러난 날 철회 통보 받아

재러드 아이작먼 시프트4페이먼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자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내려오게 된 내막을 밝혔다. 자신의 지명에 영향을 미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갈등 관계에 놓인 것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하며 백악관 각료와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감세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아이작먼 CEO는 지난 4일(현지시간) 현지의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명 철회가 공식 발표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NASA 국장 지명이 철회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명 철회와 관련해 아이작먼 CEO가 공개 발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작먼 CEO는 자신에게 이런 소식을 전한 백악관 인물이 “대통령이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만 말했지만, 머스크와 연관돼 지명이 철회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에 다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행정부 내 구조조정 역할을 맡은 정부효율부 수장에서 물러난 날도 공교롭게 지난달 30일이라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과거 미국 민주당 공직 후보자에게 기부금을 낸 사실 등이 지명 철회 이유로 거론됐지만, 아이작먼 자신은 머스크 CEO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악화가 진짜 이유라고 주장한 것이다.
아이작먼 CEO가 NASA 국장 지명자로 발탁된 데에는 머스크 CEO가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아이작먼 CEO는 2021년과 지난해 스페이스X가 추진한 민간인 우주프로그램을 통해 지구 궤도에 다녀왔다. 이때 수천억원을 쓴 아이작먼 CEO는 머스크 CEO와 사업적인 친분을 쌓았다. 이 관계를 염두에 둔 머스크 CEO가 아이작먼 CEO를 NASA 국장 지명자로 밀었을 것으로 미 정치권과 과학계는 보고 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으며 정권 내 핵심 인사로 떠올랐다.
그런데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 임기 중 각종 논란을 일으켰다. 일례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각료회의에서 국무부 소속 직원을 충분히 해고하지 않는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 중인 감세 법안에까지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신이 정부효율부에서 일하며 추구한 ‘정부 재정 회복’에 반하는 조치라는 논리였다. 머스크는 지난 4일 X를 통해서는 “법안을 죽여라(KILL the BILL)”는 글까지 올렸다.
아이작먼은 “지명 철회가 결국 머스크를 겨냥한 것이냐”는 팟캐스트 진행자의 질문에 “사람들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3일 백악관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곧 새로운 NASA 국장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