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썸머’ 최성은, 극세사 감성 호연

2025-11-16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였다. 최성은이 하경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은 목소리로 시청자 마음을 파고들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2 토일 미니시리즈 ‘마지막 썸머’(연출 민연홍, 극본 전유리, 제작 몬스터유니온·슬링샷스튜디오)에서 하경(최성은 분)은 오랜 외로움의 상처와 이별의 아픔을 열어 보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하경의 삭막했던 땅콩집이 도하(이재욱 분)의 온기로 채워졌다. 어린 시절 위탁아동들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느끼며 질투와 서운함의 감정과 외로움의 시간을 남몰래 견디고 있었던 하경에게 땅콩집은 늘 누군가 왔다가 떠나는 공간이었고, 시간이 흘러 모두가 떠난 집에 하경은 홀로 남겨졌다. 그런 하경에게 여름과 함께 다시 찾아온 도하가 본격적인 시한부 동거 생활을 제안. ‘땅콩집 동거 계약’을 시작으로 하경의 일상에 활기가 스며들었고, 하경을 생각하는 도하의 진심은 얼어붙었던 마음을 서서히 녹아내려갔다.

땅콩집에 불이 켜지며 잊고 지내던 웃음이 되살아난 것도 잠시, 도하의 오랜 미국 친구 소희(권아름 분)의 등장으로 하경의 마음은 다시 얼어붙었다. 하경에게 도하가 다시 떠나버릴 손님이 된 것. 숱한 세월 속에 새겨진 이별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버린 하경은 습관처럼 마음에 벽을 세웠다. 또다시 혼자가 될 순간을 준비하며 모든 일을 홀로 감당하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움을 자아낸 가운데, 언제나 누군가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상처 속에서 홀로 버텨온 하경의 시간이 하경의 목소리로 선명하게 전해지며 감정의 파동을 키웠다.

최성은은 하경의 복합적인 마음을 극세사 감성 열연으로 세밀하게 풀어냈다. 외로움으로 얼어붙었던 마음이 말랑해지고, 따뜻해진 마음이 다시 식어가는 모습까지. 냉기와 온기를 오가는 감정 온도가 최성은의 탄탄한 연기를 타고 물결처럼 그려졌다. 특히, 최성은의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로 전해지는 하경의 과거 이야기와 진짜 속마음이 담긴 내레이션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하경의 시린 마음을 보듬어 주고 싶은 감정까지 불러일으켰다. 냉철한 표정과 차가운 말 뒤에 자리 잡고 있던 하경의 이별 트라우마와 상처받은 내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목소리가 긴 시간 외로움의 시간을 버텨온 하경의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안게 만들었다. 최성은이 쌓은 감정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진정성 있게 전해지며 감정 동화를 일으킴으로써 극 말미 짙은 여운을 남겼다.

최성은이 깊은 감정선과 표현력으로 몰입을 배가시키고 있는 드라마 ‘마지막 썸머’는 매주 토일 밤 9시 20분 KBS2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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