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 케이크 브랜드 빌리엔젤이 기존 ‘프랜차이즈 카페’ 이미지를 벗고 ‘케이크 전문 제조·유통사’로 사업 체질을 전환한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속에 2020년 30개였던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6개로 줄인 지 4년 만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브랜드·제품·유통 채널을 재정비해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할 예정이다.
빌리엔젤을 운영하는 곽계민 그레닉스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케이크 계의 ‘하겐다즈’가 되겠다”며 “브랜드 파워와 고급 케이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체 공장을 기반으로 B2B·해외·오프라인 3축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독주 속 케이크 시장 본격 공략”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케이크 시장 규모는 최소 4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절대 다수의 소비자는 파리바게뜨 등 대형 베이커리 브랜드 제품을 찾는다. 이런 탓에 통상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디저트·케이크 매출 비중은 평균 10%에 불과하다. 다만, 빌리엔젤은 40~50%로 높은 편이다. 케이크에 특화된 브랜드인 셈이다.
빌리엔젤은 2012년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13년간 케이크 500만 개를 판매하며 국내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을 이끌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표 제품인 버라이어티팩이 누적 22만 개 판매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곽 대표는 “빌리엔젤은 타협 없는 품질로 프리미엄 케이크 시장을 개척해 왔다”며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급 원료를 사용하고, 5성급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 납품되는 것과 동일한 원재료로 제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크 부티크’ 꿈꾸는 빌리엔젤…소형 매장 전환
빌리엔젤은 이르면 올해 9월쯤 첫 ‘케이크 부티크’ 매장을 열고 오프라인 매장 본격 확장에 나선다. 기존 대형 카페형 매장이 아닌, 좌석 4개 내외의 소형 매장으로 전환해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최소화하고, 홀케이크·조각케이크 등 주력 제품 판매 비중을 극대화한다. 향후 2~3년 내 전국 빌리엔젤 매장을 100개까지 늘리고, 가맹 창업 진입 장벽도 낮춘다는 계획이다.

빌리엔젤이 만든 K디저트, 美·캐나다 공략
K푸드 열풍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속화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캐나다와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빌리엔젤은 미국·캐나다 대형마트 체인 및 레스토랑에 냉동 케이크 완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겐다즈·치즈케이크팩토리처럼 대형마트 냉동 디저트 코너에서 빌리엔젤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 대표는 “미국 FDA 공장 등록과 현지 라벨링 규정 준수 등 필요한 모든 준비가 완료 단계”라며 “떠먹케와 캔케이크를 중심으로 K디저트의 세계화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빌리엔젤은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이끈 OEM·ODM 기업 콜마·코스맥스 사례처럼, B2B 제조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디저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CJ푸드빌, 이마트, 대상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일본·북미 식자재 유통사와도 거래 중이다.

빌리엔젤, B2B·해외·오프라인 균형 성장 목표
빌리엔젤의 현재 매출 비중은 온라인 40%, 오프라인 30%, B2B 20% 수준이다. 카카오·쿠팡 등 e커머스 채널에서는 조각케이크·1인용 케이크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 초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빌리엔젤은 향후 세 채널의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곽 대표는 “케이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빌리엔젤이 되도록 하겠다”며 “국내외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에서 고급 케이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