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자개발은행(MDB)이 모잠비크·베트남 등 세계 각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다수의 풍력·태양광 단지 구축 실적과 유·무상 국제원조 경험을 갖춘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아시아, 아프리카 등 새로운 개발도상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는 최근 모잠비크 '나마아차-보안 송전선 및 관련 전력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4360만달러 자금 조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모잠비크 남서부 지역에 들어설 120㎿급 나마아차 풍력발전단지는 앞으로 최대 332GWh에 달하는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며, 인근 남아프리카까지 가정용·산업용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전망이다.
케빈 카리유키 AfDB 부사장은 “저렴한 전기를 공급해 지역 산업 발전과 생계 개선에 기여하고 모잠비크가 저탄소 에너지 미래로 전환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망을 업그레드와 동시에 43㎞에 달하는 66㎸ 복선 송전선로 건설도 진행될 예정이다. 농촌을 비롯해 개발 소외지역 다수 포인트에서 신규 전기망이 보급되고, 연간 7만1000톤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축될 전망이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발간한 '2045 베트남 녹색성장'(Viet Nam 2045-Growing Greener) 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메콩강 감각주의 절반이 침수돼 2050년까지 베트남 GDP 12.5%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풍력 등 재생에너지 대전환에 성공한다면 2050년까지 기후위기로 인한 GDP 감소 폭을 6.7%로 완화해 지속적인 혁신, 성장, 일자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상 풍력과 파력 에너지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춘다면 맹그로브를 복원하고 해초·산호초를 보호해 천연 탄소흡수원 역할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내에서 쌓은 실적과 유·무상 국제원조 경험을 앞세워 전 세계로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내며 실력과 인지도를 높여온 만큼, 이들 지역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
삼안은 올해 초 WB 재원으로 추진되는 페루 상하수도 개선 및 확장사업 실시설계를 수주했고, 앞서 도화엔지니어링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발주한 우크라이나 메인 고속도로에 이어 교량 건설 감리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홍승관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은 “다음달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아시아 청정 에너지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급속한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킨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제무대에서 개도국을 상대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