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체포·구금 직원 귀국 공항에도 안 나타나

2025-09-14

구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체포·구금 사태 대응 “큰 대조”

구 회장, 직원 수년간 구금 위험 내몰곤 “위로”조차 없어

강훈식 대통령실장, 인천공항에 나가 귀국 근로자들 영접

강 실장 “안정 찾으실 수 있도록 심리치료 등 지원할 것”

정 회장 구금사태 첫 발언 “韓 근로자들 귀국 소식 안도”

“한미 정부 긴밀히 협력, 미 시장에 더 많은 기여 할 것”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한국인 노동자 체포·구금 및 석방 사태 대응에서 큰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풀려난 한국인들의 무사 귀국을 기원하며 안도감을 표하는 한편, 미국 시장에 더 기여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비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수습 태도를 보였다.

반면에 구광모 LG 회장은 소속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들이 불안과 공포 속에 갇혀있다가 석방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공개적 행보를 보이지 않더니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현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외교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들이 인천공항까지 나와서 구금됐다 풀려난 노동자들을 맞이하고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를 포옹하고 안아주기까지 했다.

구광모 회장과 정의선 회장,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의 노동자 체포·구금 및 석방 사태에서 보여준 각각의 행보는, 직원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의 근본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강훈식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1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나 귀국하는 근로자들을 맞이하고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강 실장은 노동자들을 이끌고 나온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를 기쁨으로 끌어안으며 “너무 고생했다”고 위로했다. 김동명 대표는 무사히 돌아왔다고 화답한 뒤 강 실장 옆에 서서 함께 귀국한 LG엔솔 및 협력업체 직원들을 맞이했다.

미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LG엔솔 직원 등 한국인 316명은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으로 12일 오후 3시 20분께 무사히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체포돼 구금된 지 8일 만이다.

강 실장은 이날 “근로자분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정을 찾으실 수 있도록 심리 치료 등 지원 방안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수갑과 쇠사슬로 체포 및 구금돼 인권 침해와 참혹한 시설에서 7일 동안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던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육체적·정신적 치료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산업자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노동자들의 입국 현장에 대거 출동했으나, 정작 소속 직원과 노동자들을 미국으로 보내 이런 고초를 당하게 만든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현장 영접은 고사하고 ‘위로의 말’조차 내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구금됐다가 풀려난 한 노동자가 작성한 ‘구금일지’를 보면 체포·구금 과정에서 쇠사슬 묶임, ‘곰팡이 핀 침대와 냄새나는 물’ 등 심각한 인권 침해와 참혹한 환경 속에서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채, 최소 4개월에서 수년간 구금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극도의 공포를 겪어야 했다.

구금된 노동자들은 풀려나더라고 ‘불법체류자’ 낙인이 찍혀 강제 출국당하고, 미국 비자가 취소돼 다시는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했었다고 한다.

단기상용비자(B-1)나 단기관광비자(B-2), 전자여행허가(ESTA)로 미국에 가서 일해도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는 LG엔솔 등 회사의 말만 믿었다가 이번에 체포·구금된 노동자들은 청천벽력이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을 맛봐야 했다는 것이다.

구광모 회장은 회사를 위해 일하다가 미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돼 갖은 고초를 겪은 LG엔솔 및 파견업체 직원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우와 위로를 하기 위해 인천공항에라도 나갔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의 태도는 강훈식 대통령실장이 직접 공항에 나가 귀국하는 노동자들을 맞이한 행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귀국하는 자사 직원과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미 정부에 재발 방지책을 언급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정의선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포럼 ‘2025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서 구금됐던 한국인 316명이 귀국하는 것과 관련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미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그룹 소속 직원 등 한국인 구금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낸 것이다.

정 회장은 이어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비자 문제가 아주 복잡한데 함께 더 나은 제도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구금사태 이후에도 미국 시장에 “더 많이 기여를 하겠다”며 “미국은 현대차의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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