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청소기 한계 넘은 ‘괴물 흡입력’…집부터 차까지 ‘싹쓸이’ [이동수는 이동중]

2025-05-22

‘비스포크 AI 제트 400W’ 써보니

무거운 매트가 들릴 정도의 흡입력

헤드 접지력 상당해 AI 모드와 찰떡

블로어로 차량, 창틀, 블라인드 청소

디스플레이로 청소 가능 시간 확인도

무게 쏠림, 헤드 교체 편의성 아쉬워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무선 스틱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400W’는 ‘세계 최고 흡입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무선 청소기 제품 중 300W대 흡입력도 드문 편인데, 삼성전자는 모터 구조를 업그레이드해 400W를 달성했다.

제트 400W를 2주가량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소음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장 강한 ‘제트 모드’는 무거운 소음방지 매트가 헤드에 붙어 들어 올려질 정도로 흡입력이 세지만, 소음은 타 브랜드의 중간 모드 수준으로 발생했다.

흡입력도 흡입력이지만, 청소기 헤드의 접지력이 상당했다. 청소기를 밀어보면 타일, 나무 등 바닥재 종류와 상관없이 바닥을 꼼꼼하게 훑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에 마루·카펫 등 바닥 유형과 구석·벽면 등 공간 형태를 감지해 자동으로 흡입력을 조절하는 AI 2.0 모드가 더해지면 바닥재, 카펫 종류를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청소할 수 있었다. 메인 헤드인 액티브 슬림 브러시는 얇은 디자인으로 좁은 틈을 청소하기 좋았고, 측면 LED라이트가 적용돼 맨눈으론 잘 보이지 않았던 먼지도 확인해 제거할 수 있었다.

무선 스틱청소기를 사면 가장 먼저 흡입력을 확인해보고 싶은 장소가 바로 차량이다. 무선청소기는 선이 없어 차량 구석구석을 청소하기에 편리하지만, 소비전력을 높여 흡입력을 극대화한 유선청소기보다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제트 400W는 ‘이 정도면 세차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 첫 무선청소기다. 뒷좌석 시트 안쪽 깊숙하게 자리 잡은 오래된 과자 부스러기까지도 빨아올릴 수 있었다. 여러 청소기 헤드를 꽃아 보관하는 원형 스탠드 상단엔 손잡이가 있어서 청소기 본체와 함께 들고 나가기에도 편리했다. 헤드를 교체하면 바람을 강하게 내보내는 에어 블로어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 타제품 대비 차별점으로 꼽힌다. 블로어는 차 내부뿐 아니라 집에서 창틀이나 블라인드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데도 유용했다.

청소기 본체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사용 편의성을 대폭 높이는 핵심 요소다. 배터리 사용량을 고려해 현재 흡입 세기로 얼마나 더 청소할 수 있는지 남은 시간을 분단위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연결하면 청소 중에 자칫 놓칠 수 있는 전화나 문자를 실시간으로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줬다. 청소기 본체를 자동으로 먼지통을 비우는 청정스테이션에 돌려놓으면 자체적으로 기기 상태를 진단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기본 제공되는 배터리 두 개는 30평대 집을 청소하기 충분했다. △AI 2.0 △강력 △초강력 △제트 모드 중 가장 흡입력이 센 제트 모드만 사용해도 두 배터리를 합쳐 총 27∼28분 바닥을 밀 수 있었다. 사용자들이 한 번 청소할 때 느끼는 평균 청소기 사용 시간이 24분 정도인데, 이마저 실제 청소 시간은 10분 내외이므로 제트 400W로는 최고 출력으로 청소해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몇 가지 개선점도 보였다. 청소기 본체는 148g으로 흡입력에 비해 가벼운 편이지만, 모터 부분에 모든 무게중심이 쏠려있는 디자인을 택했다. 스틱이나 헤드로의 무게 분산이 이뤄지지 않고 손으로 직접 들고 있는 부분이 무겁다 보니 오랜 시간 청소기를 밀기엔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인원 청정스테이션을 포함한 크기는 가로 300㎜, 세로 350㎜, 높이 1091㎜인데 좁은 집에선 조금 부담스러운 사이즈로 느껴질 수 있겠다.

청소기 헤드 교체는 아쉬운 부분이다. 제트 400W는 일일이 허리를 숙여 기존 헤드를 빼고 원형 스탠드에서 다른 헤드를 찾아 교체해야 하는데, 최근 타 브랜드에선 원터치로 헤드를 교체하는 폼팩터(기기 형태)도 출시되고 있어서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비스포크 AI 제트’ 라인의 확장이다. 최근 건식 및 습식 청소가 한 번에 가능한 올인원 무선 스틱청소기 모델들이 출시돼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아직 라인업이 갖춰지지 않았다. 세계 최고 흡입력을 달성한 제트 400W의 모터 기술력을 활용하면 기존 건습식 올인원 청소기 제품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 중’은 핑계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든 것을 씁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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