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한국문학번역원은 번역·출판 지원을 받은 한국문학 도서의 해외 판매량이 2024년 한 해 동안 약 120만부를 기록하며, 전년도 대비 1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번역원이 지난달 실시한 해외 판매 현황 조사 결과 2020년~2024년 5년간 4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총 942종의 누적 판매량은 약 268만부에 달하며, 이는 2019~2023년 대비 73만부 증가한 수치다.

2024년에는 도서 출간 종수와 판매량 모두 상승했다. 평균 도서당 판매량은 1271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5천부 이상 판매된 도서가 45종, 이 중 24종은 1만부를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의 독자층이 확대되고, 펭귄 랜덤하우스, 아셰트 등 유수 해외 출판사들이 한국문학 출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장르별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은 한국 힐링소설이 2024년에도 해외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불편한 편의점', '달러구트 꿈 백화점',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등 국내 베스트셀러가 해외에서 연이어 출간되며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했다. 튀르키예 데스텍 출판사에서 2023년 출간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경우 2024년 한 해에만 8만부 이상이 판매됐으며, 폴란드에서는 '불편한 편의점'이 2만부 이상 판매되는 등 한국문학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판매 성과를 올렸다.
장르문학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독일어역 '눈물을 마시는 새 1'는 2만부 이상 판매, 김금숙 '풀' 스페인어 번역본은 3년 연속 1만부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일본 서점 대상 1위 수상작인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부커 인터내셔널 최종후보에 오른 황석영'철도원 삼대' 등 해외 문학상을 통해 주목받은 작품들도 높은 판매실적을 보였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세계적 확산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재까지 번역원의 지원을 통해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작품은 총 28개 언어권 77종이며 이 중 2024년 한 해에만 약 31만부가 판매됐다.
대부분의 언어권에서 과거 출간작까지 재조명되며 판매가 동반 상승했으며, 2023년 이전에 출간된 한강 작가 해외 출간작 19종의 연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3년 약 3만 부에서 2024년 약 15만 부로 판매량이 5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미국 반즈앤노블, 독일·프랑스·스페인 아마존, 영국 워터스톤즈 등 주요 온라인 서점 문학 부문에서 다수의 작품이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수용 번역원장은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해외 판매 현황 조사를 통해 권역별 시장 성숙도와 독자 수용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에서의 판매 성과가 가시화됐고, 이는 한국문학의 세계적 확산 가능성을 수치로 입증한 사례"라고 밝혔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