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떠나니 나오는 ‘유격수 김도영’ 시나리오··· 그게 정말 최선일까

2025-11-19

박찬호 없는 KIA가 ‘유격수 김도영’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 훈련을 이끌고 있는 이범호 KIA 감독은 ‘유도영(유격수 김도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프런트도 박찬호의 공백을 메울 옵션 중 하나로 김도영을 언급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통화에서 “선수 기용은 결국 감독님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유격수 김도영도 여러 카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도영을 유격수로 기용하기 위한 절대적인 전제 조건은 물론 건강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햄스트링만 3차례 다쳤다.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확신이 없다면 내년 유격수 기용 또한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심 단장은 “무엇보다 김도영의 몸 상태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나 건강이 완벽하다고 해도 유격수 김도영이 최선의 대안일지는 따져봐야 한다. 김도영으로 박찬호의 빈 자리를 메운다면 당장 눈앞의 고민이야 덜 수 있겠지만 반대급부가 크다.

김도영은 2022년 데뷔 이후 꾸준히 3루수로 출장했다. 프로 통산 4년 동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건 19경기가 전부다. 그중 16경기가 신인이던 2022시즌 기록이다. 최근 2년은 유격수 선발 출장이 1차례도 없었다. 공·수를 겸비한 박찬호가 버티고 있었기에 굳이 김도영을 유격수로 기용할 이유가 없었다. 김도영의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3루수로 쓰는 게 좋겠다는데 벤치와 프런트의 시각이 일치했다. 3루수 김도영은 데뷔 3년 차인 2024시즌 타율 0.347에 38홈런 109타점 40도루로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면서 대폭발했다.

건강할 때도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에 집중하라며 3루수를 맡겼는데, 3차례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하는 시즌에 유격수를 맡긴다면 리스크는 클 수밖에 없다. 유격수 수비 부담으로 김도영의 방망이가 무뎌진다면 KIA 전체 타선의 위력은 반감된다.

김도영을 유격수로 옮긴다면 3루를 누구로 대체할 것인가도 문제다. 유격수 김도영이 타석에서 얼마만큼 활약할지는 사실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3루수 김도영을 대신할 자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건 미지가 아니라 기정사실에 가깝다. 변우혁이 옵션으로 거론되지만 올 시즌 타율 0.218에 그쳤다. 3루 수비 경험도 5시즌 통산 77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김규성, 박민 등 기존 KIA 유격수들이 박찬호의 확실한 대안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건 타격이 약하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는 변우혁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김도영을 유격수로 옮기면 3루에서 같은 고민을 풀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악의 경우, 유격수 김도영의 타격이 기대만 못 하고 3루 고민만 떠안게 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거론되는 건강 문제 역시 생각해야 한다. 햄스트링은 부상 재발 우려가 큰 부위다. 100% 회복됐다고 해도 부상이 다시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어떻게든 부상 가능성을 줄여가는 쪽으로 관리해야 한다. 최소한 복귀 시즌만큼은 익숙한 포지션을 맡겨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상 복귀 선수한테 수비 부담까지 더하면서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도영은 함평에서 재활과 훈련을 병행 중이다. KIA가 무너진 자존심을 내년 시즌 회복하려면 건강한 김도영의 활약이 무조건 필요하다. 그래서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격수 김도영이라는 선택지를 놓고 신중을 거듭해야 할 이유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