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이면 감천, 얼마나 많은 시간의 공을 들여야 ‘됐다’ 하는 마침표를 찍어낼까? 부처님과 하나님 두 손잡고 빌어도 오지 않을 소식에 푸념만 늘어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갈 곳 없는 신세 속 눈칫밥 먹으며 소주 한잔에 비굴한 웃음을 팔아야 한다. 믿지 못하는 불신은 누굴 탓하는 원망을 만들어냈으며, 친구는 그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머릿속에 계산기를 두드려도 빨간 줄, 난감한 표정에 자꾸만 과거를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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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원인을 알면 처방전이 나오듯 기억 저편 까맣게 잊고 있는 잘못을 끄집어내야 한다. 여인의 흐느낌,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했고 살림 느는 재미도 있었지만 젊음인 야망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양심에 찔렸지만 매몰차게 돌아섰고 검은 그림자는 가슴 한쪽의 숙제였다. 그런 게 어디 있냐 증거를 대라는 비겁한 변명이고 인과응보 선과 악은 그래서 존재한다. 버림받았다는 한 맺힌 절규하는 오랜 기간 먼 길을 돌아왔다. 당사자도 언제 그랬냐 지우개로 지어진 지 오래 지금은 다른 공간 행복에 무지개를 타고 있겠지만 뱉어진 말은 계속해서 진행형 무섭고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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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함께 하자는 제안에 들어와 움츠려 있던 기지개를 켤 수 있었다. 하늘은 치우침 없이 공평하고 천국은 밤이 없다는 절대적인 규칙에 낮은 자세로 겸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