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PGA챔피언십 5타 차 우승, LIV 존 람 그린마일서 침몰

2025-05-18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9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퀘일 할로 골프장에서 벌어진 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이븐파 71타,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5타 차로 대승했다. 김시우는 4언더파 공동 8위로 메이저대회에서 처음으로 톱 10에 들었다.

최종 결과는 압승이었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1, 2라운드는 폭우 때문에 페어웨이가 축축해서 사달이 났는데 최종라운드는 그린이 돌처럼 딱딱했다. 이 콘크리트 그린을 가장 잘 건너간 선수는 LIV로 간 존 람(스페인)이었다.

셰플러에 5타 차인 6언더파로 김시우와 한 조에서 경기한 람은 7번 홀까지 파로 버티다가 8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3타를 줄였다. 11언더파에서 출발한 셰플러가 두 타를 잃은 터라 동타가 됐다.

공동 선두에 오르자 람은 람보처럼 괴력을 냈다. 12번 홀에서 350야드의 드라이브샷을 날렸다. 4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12야드의 파3인 13홀에서도 6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람은 버디를 잡아야 할 짧은 파4인 14번 홀에서 벙커샷이 짧아 점수를 줄이지 못했다.

15번 홀에서는 꼭 버디를 잡았어야 했다. 람은 345야드의 티샷을 날리고 두 번째 샷도 완벽했다. 그러나 볼은 그린을 살짝 넘어가 버렸다. 람은 퍼터로 이글을 시도했지만 홀을 지나 굴러 내려갔고 4m 버디 퍼트도 넣지 못했다.

16번 홀부터는 퀘일 할로 골프장이 자랑하는 ‘그린 마일’이다. 그린 마일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제목이다. 사형 집행장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길을 ‘라스트 마일’이라 하는데 소설에 나오는 교도소는 이 길 바닥이 녹색이라 ‘그린 마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무서운 곳이다.

전날 역시 LIV의 브라이슨 디섐보가 공동 선두로 나섰다가 16번 보기, 17번 더블보기를 하며 미끄러졌다.

존 람도 비슷했다. 16번 홀 티샷 훅을 내면서 보기를 했고 17번 홀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핀을 공략하다가 볼이 그린에 맞고 물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람은 마지막 홀에서도 페어웨이 가운데 개울에 볼을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퀘일 할로의 그린마일은 LIV 스타 선수들에게 가장 잔인했다.

반면 셰플러는 점수를 줄여야 하는 10번 홀과 14, 15번 홀에서 냉정하게 점수를 줄여 큰 점수차로 우승했다. 람이 실수하지 않고 쫓아왔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처럼 침착하게 경기했다.

김시우는 전반 보기를 5개나 하면서 4타를 잃었다. 함께 경기한 람이 워낙 잘 쳐 충격이 컸을 것이다. 김시우는 “패닉 상태였는데 후반에 캐디가 3타만 줄이자고 해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했다. 장기인 웨지로 후반 2타를 줄인 김시우는 최종합계 4언더파로 그린마일에서 5타를 잃은 존 람과 동타로 경기를 마쳤다.

셰플러는 메이저 3승을 기록했다. 이전에 우승한 두 메이저 대회가 모두 마스터스여서 한 코스에서만 우승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비판을 잠재우게 됐다.

셰플러는 또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에 이어 제 2차 대전 이후 20대에 메이저 3승과 투어 우승 15회를 달성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또한 우즈, 니클라우스와 함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셰플러는 최근 참가한 더 CJ컵에서 31언더파 253타를 기록하면서 PGA 투어 역대 최저타 타이 기록을 세웠고 이번 대회에서 6타 차로 우승하는 등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시우는 ”넘사벽이다. 모든 것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해리스 잉글리시, 브라이슨 디섐보, 데이비스 라일리가 6언더파 공동 3위다.

샬럿=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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